영국의 밤하늘을 수놓은 서울시향의 연주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SPO)이 8월 27일, 세계적 여름 음악축제 BBC프롬스 무대에 섰다. BBC프롬스(Proms)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세계적인 클래식 페스티벌이다. 1895년에 시작해 올해로 120회를 맞은 이 음악축제는 세계 음악인들과 음악 애호가들의 꿈의 무대이며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을 초청해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시아 오케스트라가 이 무대에 선 것은 2001년 NHK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후 두 번째다. 객석을 가득 메운 6000여 명의 관객들은 서울시향의 성공적인 데뷔무대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으며 네다섯 차례 커튼콜을 요청했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달 28일, 서울시향의 무대에 대한 리뷰기사 ;BBC프롬스: 서울시립교향악단;을 통해 공연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서울시향의 프로그램을 ;오래된 이분법을 넘어 문화 충돌보다는 굴절된 정체성에 더 주목했다;고 분석한 이 기사는 맨 처음 선보인 드뷔시의 ;바다;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서울 시향은 이 곡을 풍부하고 정교하게 인상주의적으로 묘사했다;고 호평했다. 다음으로 이어진 진은숙의 생황협주곡 ;슈(;u);는 고대이집트 상형문자에서 공기를 상징하는 글자를 따온 곡으로 관악기인 생황으로 연주되었으며 새로운 소리의 세계를 열어주었다고 전했다. 깨끗한 생황 소리가 울려 퍼진 후 하모니카 소리와 어우러지며 오케스트라 악기와 비르투오시타(virtuosita: 고도의 연주기교) 대결을 펼치는 등 흥미로운 대조를 들려주는 곡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슈; 역시 인상주의적 음률이 이어지지만 폐쇄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숨이 막히는 중간 부분에서 마음을 울리는 피날레까지 표면적인 영향 뿐 아니라 감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했다. 생황 연주자로 나선 중국의 우웨이는 생황의 현대화 및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우웨이가 기량이 뛰어난 연주를 보이며 이 곡을 매력적으로 길들였다고 표현했다. 기사는 지휘자인 정명훈 감독이 정확하면서도 활기찬 지휘를 선보였다는 찬사를 보내며 "저녁 내내 휘몰아친 연주에 관객들은 공연장을 떠나며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연주회의 풍경을 전했다.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텔레그레프 역시 서울시향의 공연에 대한 리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걸출한 공연;를 통해 찬사를 보냈다. 신문은 몇몇 오케스트라들이 국가적인 전형성을 보이는 반면 서울시향은 매우 뛰어난 연주를 보였다고 극찬한 후 지휘자 정명훈과 작곡가 진은숙이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두 개의 중요한 카드였다고 분석했다. 정명훈 지휘자에 대해서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며 단호한 표정을 지녔으며 매우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졌다;고 설명한 후 관객들이 그의 지휘를 통해 장엄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진은숙 작곡가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유럽의 엘리트 모더니즘 작곡가들 중 한명으로 그녀의 곡 ;슈;는 도발적이고 생생한 느낌을 준다고 호평했다.▲ 파이낸셜타임즈를 통해 보도된 서울시향의 연주 장면 글- 외신협력과 안세희 2014.09.15 | 조회수 3,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