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7.10.18
15세기 해인사 불상에서 고려시대 불경 발견

▲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 원당암의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고려 후기에 찍은 불경인 ‘성불수구대다라니’와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이 발견됐다. 사진은 성불수구대다라니.
김영신 기자 ysk1111@korea.kr
사진 = 대한불교조계종
고려 후기 불경이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 원당암의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조계종)은 16일 조선 전기인 15세기에 조성된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엑스레이로 조사해 1375년에 찍은 불경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 후기에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불상의 뱃속에서 책이 발견된 배경에 대해 이용윤 조계종 문화재팀장은 “불상을 나무나 금속으로 만들면 그냥 물체에 불과하지만 불상의 심장부에 사리, 금, 은 등이 담긴 ‘후령통(候鈴筒)’을 넣어 신성한 부처의 형상, 섬김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경전은 후령통을 심장부에 고정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발견된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소매에 넣을 수 있는 크기인 ‘수진본(袖珍本)’으로 조계종은 국내외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인 변상도(變相圖)를 비롯해 간행 관련 기록이 분명해 향후 불교 회화사 및 불교 사상사, 서지학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불수구대다라니’와 함께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의 가치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 문화재팀장은 “고려시대에 인출한 불경의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대방광불화엄경’의 역사적 가치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목조아미타불좌상과 함께 삼존불(三尊佛)을 구성하는 좌우의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 안에도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절첩본과 금속장식이 있는 족자형 사경(손으로 쓴 불경)을 엑스레이로 확인했다.
금속장식이 있는 족자형 사경은 현재 일본 금산사(金山寺)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려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 이후 처음으로 발견됐다.
조계종은 지난 1983년 불상의 금칠을 다시 하는 ‘개금불사(改金佛事)’를 위해 일부 개봉되었던 목조아미타불좌상과 달리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개봉한 적이 없기 때문에 향후에도 개봉하지 않고 법당에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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