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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에 선 ‘강제징용 노동자상’
2017.09.14
bronze statue_170913_article_02.jpg▲ 일제 강제징용 문제를 알리고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기리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지난 8월 12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세워졌다.


서울 = 서애영 기자 xuaiy@korea.kr
사진 = 김순주 기자 photosun@korea.kr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세워져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적혀있는 글이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지난 8월 12일 일제강점기 일본, 사할린, 남양군도, 쿠릴열도 등의 광산, 농장, 군수공장, 토목공사 현장에 강제징용 돼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기리기 위해 이 동상을 세웠다.

오른손에는 곡괭이, 왼손은 햇빛을 가리며 먼 곳을 바라보는 노동자의 어깨에는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말뚝과 묘의 형상 위에 서 있는 노동자 주변으로 세워진 4개 기둥에는 과거 용산역 모습, 강제징용 노동자의 사진, 강제징용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 등이 새겨져 있다.

노동자상은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김서경 작가는 “곡괭이는 고된 노동의 고통, 햇빛을 가리는 왼손은 두려움과 먼 곳을 바라보는 희망, 그리고 어깨에 있는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징용을 당했던 조선인이 죽게 되면 숲에 버리듯 묻어 놓고 그 위에 말뚝을 박아 놨다"며 "그래서 말뚝과 묘의 형상 위에 노동자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노동자상이 세워진 용산역은 강제 징집된 조선인들을 집결시켰던 참혹한 역사의 현장이다.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시발점이 바로 용산역이었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일제 강제 징용의 상징 지역인 서울 용산역에 노동자상의 건립은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역사를 우리 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자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강조했다.

bronze statue_170913_article_04.jpg▲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세워져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운성과 김서경 작가는 “노동자가 들고 있는 곡괭이는 고된 노동의 고통, 햇빛을 가리는 왼손은 두려움과 먼 곳을 바라보는 희망, 어깨에 있는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 한다”고 밝혔다.


동상에 적힌 글을 읽고 “마음이 찡하다”고 말한 임통일(68, 서울) 씨는 “동상이 세워지고 역사를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상 앞에서 초등학교 2학년 딸에게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을 다룬 영화 ‘군함도’에 대해 이야기하던 신성아(36, 서울) 씨는 “강제징용 노동자상도 평화의 소녀상처럼 한국 곳곳에 세워지면 한국의 아픈 역사를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서울 용산역과 함께 인천 부평공원에도 세워져 있다. 노동자상은 올해 경상남도, 제주도에 추가로 세워 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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