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5.11.02
한국 커피의 진화

▲ 100여년 전 한국에 처음 알려진 커피는 이제 한국인들의 기호식품이 됐다.
한국인의 커피사랑이 뜨겁다. 10월 2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 수입된 원두 등 커피 수입이 3분기(1~9월) 약 10만2천5백톤으로 사상 최대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커피는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기호식품이 됐다. 수년 사이 커피전문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의 커피가 등장하면서 ‘밥 먹고 커피 한잔’이라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하지만 과거에 커피는 상류층들의 전유물이었다. 한국에서의 커피 역사는 1890년대부터 시작된다. 19세기말 고종황제가 즐겨 마시던 ‘가배차(茶)’가 다름아닌 커피다. 1895년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을 때 처음으로 커피를 맛보았다고 한다. 고종은 1897년 경운궁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계속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 커피 크리머를 섞어 한 봉지씩 물에 타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커피믹스’제품은 진한 블랙커피보다 단 커피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궁중에서 상류층들이 즐기던 커피는 20세기 초 커피를 판매하는 일명 ‘다방’이 생기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다방은 세계2차대전(1939-1945) 전후로 하여 대부분 문을 닫았다가 해방과 동시에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군용식량에 포함되어 있던 인스턴트커피를 통해 한국인들은 커피 맛을 경험했다.
1970년대까지 한국의 가정에선 손님이 오면 접대용으로 내놓는 게 커피였다. 이 후 1980년대 커피믹스가 개발되고, 커피자판기가 등장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일어났다.
1990년대 이후 전국 곳곳에 커피전문점들이 등장했고 스타벅스 등 해외 커피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커피가 도입된 지 100여 년이 흐른 지금, 커피는 한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많은 직장인들이 점심 후 꼭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식사를 마무리한다. 회사가 밀집한 지역에서 커피가게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 직장, 가정에서 많이 찾고 있는 커피 추출도구. 사다리꼴 모양의 도구(사진 위)에 종이필터를 꽂고 커피 가는 기구(사진 아래)로 간 커피를 넣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서 커피를 내려 마신다.
이제는 수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카페베네, 이디야커피 등 국산 커피브랜드들이 미국,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커피의 쓴맛을 줄여주는 커피크리마 제품인 동서식품의 프리마는 지난해 수출로만 총 5300만달러(약 621억원)어치가 팔렸으며 올해는 수출액 6000만달러(약 7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앙아시아에 국한됐던 수출 국가도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아프리카나 중동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나아가 수입한 원두를 로스팅해 역수출하는 수준에까지 올라섰다.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연합뉴스, 네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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