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3.12.11
코리아특급 해랑과 함께 하는 한국일주①
면적으로 치면 세계 100위 안에 들지 못 하는 작은 나라 한국. 그러나 8도 구석구석엔 지역적 특성이 살아있는 볼거리가 넘쳐난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산악지대가 70%에 이르고 호남평야, 김해평야 등 넓은 평야도 존재한다. 지역에 따라 아열대에서 온대에 이르기까지 기후조건도 달라 풍광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한국여행은 짧은 시간 안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도심을 벗어나 구석구석의 ‘진짜 한국’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들을 위해 코레일은 코리아특급 해랑 열차를 내놓았다. 2008년 11월 탄생한 해랑은 5년 째 낭만적인 기차 여행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해랑. 해와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매주 화·수·목에는 2박 3일 일정의 ‘아우라’ 코스와 주말엔 1박 2일 일정의 '해오름'과 ‘씨밀레’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리아넷은 12월 첫째 주 해랑의 ‘아우라’ 열차에 올라 전국 일주를 체험했다. 지난 12월 3일 오전 8시 26분, 해랑 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했다. 서울역을 출발하여 전라남도 순천,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주, 강원도 정동진, 충청북도 단양을 돌아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3일 안에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기차에 오르자 2박 3일의 여정을 준비하는 여행자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주어졌고 잠시 후 기차 객실 내 이벤트 룸에서 행사가 진행된다는 열차 내 방송이 울렸다. 이벤트 룸에 모인 여행자들과 해랑 열차와의 첫 만남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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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이 이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사진: 코레일 제공)

▲3~4인이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룸(사진: 코레일 제공)
해랑 티켓 한 장이면 2박 3일 간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딱히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편의시설이 갖춰진 열차 내에서 잠을 자고 널리 알려진 각 지역의 유명한 맛집에서 식사를 하며 한국에서 반드시 가야 할 여행지를 방문한다.
각 객실 내에는 침대와 샤워시설이 구비되어 있고 맥주와 와인을 포함한 각종 음료와 다과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공용 휴게실에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컴퓨터 시설도 마련돼 있다. 각 객실 내에서 텔레비전과 DVD 시청이 가능하다.

▲해랑열차 4호칸에 마련된 '썬라이즈(Sunrise)' 카페는 각종 음료와 다과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해랑열차에서는 맥주와 와인이 무제한 제공된다.
서울에서 순천까지 이르는 5시간 동안 해랑 여행객들은 휴게실에 모여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여유롭고 자유롭게 다과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을 준비한다. 이벤트룸에 승객들이 모여들자 보라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승무원 8명이 나란히 인사를 한다. 2박 3일의 일정동안 각기 다른 역할을 하며 여행객들의 편의를 도울 승무원들이다. 편의만 돕는 것이 아니라 여행 분위기를 흥겹게 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 함께 할 즐거운 여정을 기원하며 8인조 그룹은 아카펠라로 다양한 노래를 불렀다.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여 자리에 앉은 여행객들은 박수를 치며 흥겨운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해랑열차에는 노트북과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어 언제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기차에 올라탄 48명의 주인공들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5남매가 합심하여 부모님의 효도 여행을 준비해 준 이야기, 서울 토박이의 전국 여행 이야기, 아내를 위해 남편이 여행을 준비한 로맨틱한 40대 부부까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어느덧 서로 가까워진다.
관광을 위해 여행객들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승무원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재빠르게 일을 시작한다. 한 팀은 관광 안내를 맡고 다른 한 팀은 열차 내부 청소와 동시에 저녁에 있을 이벤트를 준비한다.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해랑열차 '포시즌(Four Seasons)' 이벤트칸.(사진: 코레일 제공)

▲해랑열차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위해 아카펠라, 마술쇼, 하모니카, 플롯 연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열차에서 내리면 여정에 동반할 가이드와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지역 토박이 안내인이 풀어놓는 구석구석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문과는 차원이 다르다.
해랑 열차는 승객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출출하다 싶으면 간식 바구니에 과일과 치즈케익 등 먹거리를 가득 채워주고, 심심하다 싶을 땐어김없이 이벤트를 펼쳐 보였다. 마지막 날, 동해, 충청도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긴 여정에 승무원들은 풍선 놀이와 OX 퀴즈 등 오락시간을 준비했다. 퀴즈를 통해 각 지역에 대한 지식도 깊어진다. 새벽에 방문했던 정동진 역이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는 건 오일까 엑스일까

▲승객들이 해랑열차 '포시즌(Four Seasons)' 이벤트칸에서 진행되는 OX 퀴즈에 참여하고 있다.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승무원들은 함께 동행하며 순간순간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아준다. 2박 3일의 여행이 끝난 후 사진을 모두 USB에 담아 선물로 준다. 이 때 동영상 시사회도 함께 열린다. 동행자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사람들은 열차에 준비된 빨간 우체통에 미리 사연을 담아 넣어두었다. 부모님과 함께 열차에 올랐던 40대 남성은 “다음 번에는 서른 명의 대가족을 대동하여 해랑을 한 번 더 타자”는 메시지를 부모님께 전달했고 다섯 자매 팀의 한 여성 승객은 “언니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준 조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썼다.
모든 일정이 종료되고 열차에서 종착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려오자 열차의 탑승객들은 승무원들, 옆 객실 탑승객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느라 바쁘다. 그 사이 정이 듬뿍 들었다. 승무원들은 지하철로 들어서는 길까지 탑승객을 안내하며 배려를 잊지 않는다. 2박 3일 간의 특급 열차 여행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승아 코리아넷 기자
slee27@korea.kr
장석규, 강준수 승무원과의 인터뷰

Q1. 해랑열차는 주로 어떤 분들이 많이 찾는가?
A: 주중 2박3일에는 주로 장년층들이 효도관광으로 많이 찾으시고 주말 1박2일 코스는 가족단위 아이들과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Q2. 외국인 이용객들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A: 해랑열차에는 총 9명의 승무원이 일한다. 모두 일어, 중국어. 영어 등 기본적인 통역이 가능하다. 외국인 승객 탑승 시 안내방송도 외국어로 나간다. 일정 중 방문하는 다양한 유적지에 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해를 돕도록 해당 외국어로 된 팜플렛을 제공하고 있다.
Q3. 외국인 승객들이 예약하는 방법은?
A: 예약은 이메일(ask@korailtravel.com 또는 yangjiseok@korailtravel.com)이나 전화(+82-2-2084-5777)를 통해서 가능하다. 요즘 해랑열차 상품을 찾는 분들이 많아져 예약은 한, 두 달 전에 하는 것이 좋다.
Q4. 운행을 시작한지 거의 5년 정도 됐는데 승객들의 반응은?
A: 관광객들이 해랑열차의 가장 좋은 점으로 해랑열차를 타면 별도의 ‘체크인’ ‘체크아웃’ 없이 열차에 한번 몸을 실으면 한국의 여러 곳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꼽는다. 또한 지역마다 특색 있는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는 점에 매우 만족해 한다.
Q5. 겨울과 여름 코스가 다르던데.
A: 그렇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바깥 이동시간을 줄이고 다양한 흥미로운 곳을 찾아가는 위주고 여름에는 야외 활동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여름에는 바다에 가서 야외에서 즐기는 시간을 많이 늘리고 주변에 온천관광도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짜고 있다.
Q6. 승무원들이 직접 꾸미는 이벤트가 독특하다. 승객들의 반응은?
A: 주말에는 댄스파티가 열린다. 매번 색다른 장기자랑을 생각해내고 준비하고 있다. 승무원들 모두가 매일 개인시간을 쪼개서 새로운 특기를 연습하고 그것을 승객들한테 보여주고 있다. 승객들이 우리가 부리는 ‘재롱’을 보고 기뻐하는 것을 보면 기분 좋다.
Q7.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는 순간은?
다시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을 때다. 다시 찾는 승객들이 단지 열차여행뿐 만 아니라 우리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좋고 다시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할 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재구매 승객이 전체 고객의 40%에 이른다.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jiae5853@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