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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08.09

장한나, 카타르 필 음악감독 취임

지휘자 데뷔 7년 만에 오는 9월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장한나(31)는 첼로연주보다는 지휘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객원지휘자로만 활동해왔던 그가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리는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첼로는 어머니가 선택하고 운명적으로 사랑해 온 악기라면, 지휘는 제가 성장하고 나서 스스로 택한 것”이라며 지휘자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해 “항상 새로운 곡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카타르 필하모닉은 중동 카타르 왕실이 설립한 국립교향악단으로 장한나는 지난 2012년 6월 이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한 이후 오케스트라와 단원들의 추천으로 2년 임기의 음악감독을 맡게 됐다. 이외에도 노르웨이 트론드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Trondheim Symphony Orchestra) 수석 객원 지휘자로 취임한다.

8월 17일, 24일, 31일 세 번에 걸쳐 열리는 앱솔루트 클래식은 “음악이 사회를 바꾼다”는 취지로 2009년 장한나와 성남아트센터가 시작한 행사로 매년 오디션을 통해 뽑힌 단원들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연주하는 공연 프로젝트다. 올해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슈만의 교향곡 4번 (17일), R.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주앙,’ 말러 교향곡 1번(24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31일)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장한나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휘자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장한나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휘자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 성남아트센터)

1994년 11살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Rostropovich International Cello Competition)에서 우승한 뒤 첼리스트로서 세계를 누벼온 그는 지휘자로서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Wilhelm Furtwängler), 레오폴드 스토콥스키(Leopold Stokowski), 3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귀도 칸텔리(Guido Cantelli)를 롤모델로 꼽았다.

Q: 카타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소감은?

A: 매우 기쁘고 많이 기대를 하고 있다. 카타르 필하모닉은 올해가 5년이 되는 오케스트라다. 카타르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해 창립되었다. 세계 10대 도시에서 오디션을 해서 100여명의 단원을 뽑았기에 기본적으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음악감독의 역할로 중요한 점은 단원들이 음악적인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를 발전시키고 연주를 들으면 어느 오케스트라인지 알 수 있도록 정체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작곡가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야 좋은 오케스트라다.

한해 15주를 카타르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한번 갈 때 마다 3주를 지내고 다른 곳에서 또 연주하기 때문에 카타르에 약 110일 정도 머무르게 된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작년 처음으로 2주간 카타르에 객원 지휘를 하러 갔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요청으로 카타르 필하모닉의 세 번째 음악 감독이 되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지휘자로서 본인의 장점은?

A: 옛날이나 지금이나 음악에서는 진심이 통한다. 앱솔루트 클래식이 개최되는 8월 한 달간 작업이 끝나고 아쉬움에 울면서 헤어질 수 있는 것은 음악의 힘이다. 음악에 진정한 영혼의 대화가 있고 음악에 대한 사랑과 비전, 그리고 진심을 보여줄 때 단원들이 굉장히 빨리 반응한다. 솔직한 음악가의 심정으로 단원들과 소통한다.

장한나가 지난 2012년 열렸던 앱솔루트 클래식 음악회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장한나가 지난 2012년 열렸던 앱솔루트 클래식 음악회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사진: 성남아트센터)

Q: 앱솔루트 클래식을 진행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나?

A: 시행착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일이 없었다. 작년에 함께 작업을 했던 단원들도 있고 정말 한결 같다. 어떤 단원들은 앱솔루트 클래식에 와서 스스로 왜 음악을 하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럴 때마다 ‘아 이래서 앱솔루트 클래식을 계속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가들도 음악에 메말라 있고 그렇게 헝그리 정신이 있어야만 좋은 연주가 가능하다. 연주를 통해서 우리 삶 속에 음악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청중들도 감동의 필요성, 감동이 인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느끼시는 것 같다. 청중들이 ‘1년 동안 기다렸어요’라고 말할 때 너무 감사하다.

Q: 카타르 필의 첫 연주곡은 무엇인가?

A: 음악감독의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는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짜는데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많은 책임 감이 따른다. 솔리스트도 다 정해야 한다. 오케스트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음악감독이 생겨났을 것이다.

라벨의 라발스,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이다. 2007년 성남에서 지휘자로 데뷔할 때도 베토벤 7번을 연주했다. 그리고 중동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Q: 첼로연주는 할 예정이 있나?

A: 첼로 연주는 물론 한다. 하지만 굉장히 선별적으로 한다. 제 일정을 보시면 다들 첼로연주를 더 이상 안 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저는 연주를 할 때 10년을 계획한다.

2012년 장한나가 공연이 끝난 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2년 장한나가 공연이 끝난 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성남아트센터)

Q: 스승이었던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와 같이 연주를 할 계획이 있나?

A: 마이스키가 내년 1월 카타르 필하모닉과 협연을 할 예정이다. 내후년은 피아니스트들이 아주 풍년이다. 70년대 거장에서부터 20대까지 많이 온다. 좋은 솔리스트가 오는 게 카타르 필하모닉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이스키가 작년에 앱솔루트 클래식과 협연을 했을 때도 단원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마이스키는 내가 어떤 지휘를 할지 전혀 모르고 왔다. 마이스키도 많이 좋아했다. 모든 첼로 곡을 나와 연주하고 싶다고 해서 좋았다. 생존하는 첼로 연주자중에 최고다.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누가 연주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끔가다 개성이 강하고 튀는 연주자들이 있다. 강렬하게 음악을 느끼고 표현한다는 뜻이다.

Q: 지휘자와 첼리스트로서의 비중은 어떻게 할 것인가? 첼리스트의 역량을 충분히 더 발휘할 수 있는데 지휘자의 길을 걷는 것이 아쉽지 않나?

A: 앞으로 지휘자로서의 비중이 크다. 지휘자가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훨씬 많다. 아쉬움은 없다. 지휘자의 길은 내가 가고 싶어 갔다. 저는 무남독녀로 태어났고 어머니는 작곡가, 아버지는 음악가는 아니었지만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다.

11살 때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1등을 하고 연주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지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 한번도 마음이 바꾸지 않았다.

지휘자라는 삶이 우주로 나가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 것 같다. 지휘할 수 있는 곡이 너무나 많다. 항상 새로운 곡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

성남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던 앱솔루트 클래식 음악회에 많은 관중들이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

▲성남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던 앱솔루트 클래식 음악회에 많은 관중들이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성남아트센터)

임재언 코리아넷 기자
jun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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