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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07.25

주한 영국대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새로운 기회라고 북한당국에 강조

한국전 참전국가인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주한 영국대사는 얼마 전 북한을 다녀왔다.

와이트먼 대사는 코리아넷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북에서 “세계는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지 않으며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있다”는 점과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북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당국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올 초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돼 북한당국이 평양 주재 외국공관들에 철수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양을 떠난 외국공관이 없었던 사실에 대해 와이트먼 대사는 “이러한 대사관들의 침착하고 흔들림 없는 반응이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60주년 사업위원회(eng.koreanwar60.go.kr)에 따르면 영국은 한국전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만 6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했고 1,078명이 전사했다.

올해는 한국과 영국 두나라가 수교관계를 맺은지 130주년을 맞는 해로 금년 가을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진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서울 덕수궁 근처에 있는 대사관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서울 덕수궁 근처에 있는 대사관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최근 와이트먼 대사와 덕수궁 옆에 있는 대사관저에서 대담을 가졌다.

Q: 한국에서 근무한지 1년 반이 지났는데 한국 생활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A: 우선 주한영국대사로 근무하는 것이 저에게 최고의 직책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매우 바쁘지만 흥미로우며 양국간 관계 발전을 도모할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8개월 동안 한국에서 지내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지금까지 만난 한국 분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과 서울의 역동성, 외국인이 거주하기 편안한 도시인 서울의 매력,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Q: 대사께선 블로그를 통해 한국인들과 소통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한국의 영웅' 이라고 소개한 글을 봤다. 영국엔 얼마나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있고 또 한국에 대해 참전용사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A: 전쟁 당시 영국은 약 5만6천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생존 참전용사들의 연세는 80대나 90대이다. 한국을 찾았던 여러 분을 만나 뵈었는데 대부분 전쟁 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다시 밟으신 분들이다.

1953년 집도 없고 식량도 없던 전쟁의 폐허를 뒤로 하고 떠나신 분들인데 한국에 다시 돌아와 한국 사회와 경제의 발전, 그리고 시민들이 누리는 자유를 보고 감동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많은 참전용사들이 오늘의 한국을 보고 참전이 가치가 있었다고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사진: 전한 기자)

Q: 올해 상반기에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이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의 철수를 권고했을 때 영국 대사관은 끝까지 이를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북한이 국제법을 따르기를 권고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가?

A: 올 초 북한 당국의 도발적 발언과 행동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당시 북한과 남한의 영국 대사관은 이러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데 북한이나 한국에 있는 영국 시민의 안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지 않았다.

따라서 영국인들이 한국이나 북한을 여행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평양 주재 다른 대사관들과 함께 대피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는 의사를 북한 지도층에 강하게 표현했다.

이런 대사관들의 침착하고 흔들림 없는 반응은 국제 사회의 반응을 대변하는 것이었으며 이렇게 침착하게 대응했던 것이 상황이 진정되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Q: 최근 북한 방문에서 어떤 현안들이 강조됐나?

A: 이번이 3번째 방문이었고 4-5일간 머물렀다. 이번에는 평양뿐 아니라 함흥도 방문했다.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은 북한에 접근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 내 인권보호와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영국의 입장을 북한 고위층에 전달 할 수 있었다.

또 세계는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지 않으며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있고 북한의 입장에서도 이런 기회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에 관해 북한은 이를 위협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최근 한국 정부는 문화융성(Cultural Renaissance)을 주요 정책 목표로 설정했다. 한국의 문화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영국 GDP의 상당한 비율이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y)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A: 영국 경제에서 창조 산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매우 역동적인 산업이다. 이는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데 우선 영국 사회가 타국 문화와 외국인들에게 매우 개방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런던은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 많다. 영국경제는 무역이 활발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혁신에 개방되어 있다. 이런 요소들의 조화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의 창의력을 자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의 창조산업이 성장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부분을 더욱 개발하려고 하는 것으로 창조경제 개발이 앞으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사진: 전한 기자)

Q: 주한 영국대사관에는 기후변화과(Climate Change Department)가 있다. 기후변화과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영국이 기후변화에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말해달라.

A: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후 변화가 어떻게 세계의 안정과 경제를 위협하는지 연설했다. 영국 정부도 오래 전부터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 영국 정부는 저탄소(low-carbon) 경제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야심 찬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는 영국의 한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주한 영국 대사관과 세계 각지의 영국 대사관에서 하는 일은 주재국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다.

주한 영국대사관은 대한민국 정부와 협력하여 글로벌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내 목표와 무역 정책을 설정하는데 환경부 및 국회와 협력했으며 한국 기업에게 저탄소 전환으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시장은 연간 4%씩 성장 중이며 약 1백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다.

Q: 올 가을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난다. 한국 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영국을 찾는 건 두 번째다. 이번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나?

A: 이번 방문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기대되며 박근혜 대통령도 유익한 시간을 보내실 것이라고 믿는다. 영국으로서는 관광, 유학 또는 사업 대상으로 영국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영국인들에게 한국의 발전, 한국의 역동성과 강점을 알릴 기회도 될 것이다.

이번 방문으로 양국간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하며 경제, 정치, 교육, 과학 등 미래 협력 분야를 더욱 많이 발굴할 기회가 되기 바란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대사관저 내의 정원에 서 있다. .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대사관저 내의 정원에 서 있다. (사진: 전한 기자)

임재언 코리아넷 기자
jun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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