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3.06.19
800년 잠에서 깨어난 고려청자의 비밀
지난 2010년 충남 태안군 마도 앞바다(seabed near Taean’s Mado Island, Chungcheongnam-do Province)에서 최상급의 청자상감매병(Celadon maebyeong inlaid, 靑瓷象嵌梅甁)과 청자음각매병(Celadon maebyeong incised, 靑瓷陰刻梅甁) 등 명품 고려청자(Korean Celadon)가 발견됐다.
13세기 고려시대 침몰선(sunken vessel 마도2호선)에서 발견된 매병(maebyeong, vase) 2점은 모두 높이 39cm이며 풍만한 어깨에서 굽까지 S자형으로 유려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또 매병에 매달려 있던 대나무 화물표(竹札, wooden tags, 대나무 재질의 화물표)를 판독한 결과 고려시대 이름이 적혀 있고 꿀과 참기름을 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자상감매병에 매달려 있던 대나무 화물표(竹札)에는 개경의 중방 소속 도장교 오문부 앞으로 올린 참기름 단지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죽찰의 내용에 따르면 두 청자매병은 모두 중방(重房, 고려 시대 최고 통치기구)의 도장교(都將校 iunior officier), 오문부(Oh Moon-bu, 吳文富)에게 보낸 물품이었다. 전라북도 고창 정읍, 전라남도 영광지역의 산물을 싣고 고려의 수도인 개경을 향해 항해하던 도중 마도앞바다에서 난파돼 침몰됐다. 음각문양이 장식된 매병에는 꿀(honey)이, 상감문양이 장식된 매병에는 참기름(sesame oil)이 담겨있었다.
지금까지 매병은 주로 술 등을 담아 보관하던 용기로 인식되었지만, 마도 해역에서 발굴된 이 청자매병들과 죽찰로 인해 당시 매병에는 술 이외에 고급 식자재도 담아 보관했고, 운송용기로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매병’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병을 죽찰에는 ‘준樽’이라고 적고 있어, 당시 고려인들이 이와 같은 형태의 병을 준으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마도 2호선에서 발굴된 매병들은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2012년 12월 보물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청(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Maritime Cultural Heritage)는 「매병梅甁, 그리고 준樽-향기를 담은 그릇(Fragrant Vases Beautiful Maebyeong and Useful Jun)」이란 주제의 특별전시회를 6월 18일부터 8월 4일까지 전라남도 목포 소재 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내에서 매병을 단독 주제로 한 특별전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며 보물 4점, 죽찰 등 관련유물 50여 점이 선보인다.

▲꿀(honey)이 담겨있었던 청자음각매병(Celadon maebyeong incised, 靑瓷陰刻梅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매병梅甁, 그리고 준樽-향기를 담은 그릇(Fragrant Vases Beautiful Maebyeong and Useful Jun)」전시회를 6월 18일부터 8월 4일까지 목포의 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위택환, 이승아 코리아넷 기자
whan23@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