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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05.21

2013 국제현대무용제, 몸짓과 눈빛으로 예술을 말하다

“언어를 통해서 오해가 생기고, 또 다른 소통 수단인 몸짓이 퇴화해 간다”

검은색 긴 부츠와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자가 무대에 나와 몸짓을 통해 관객과 소통을 시작한다.

벨기에 출신의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Sidi Larbi Cherkaoui)와 데미안 잘렛 (Dmien Jalet)이 공동 안무를 맡은 현대무용 ‘바벨 (Babel)’은 그렇게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 막을 시작한다.

지난 17일 개막한 ‘2013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모다페)의 개막작으로 벨기에 출신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Sidi Larbi Cherkaoui)와 데미안 잘렛 (Dmien Jalet)이 공동 안무를 맡은 ‘바벨 (Babel)’이 17일, 18일 양일간 대학로 아르코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사진제공: 모다페)

▲지난 17일 개막한 ‘2013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모다페)의 개막작으로 벨기에 출신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Sidi Larbi Cherkaoui)와 데미안 잘렛 (Dmien Jalet)이 공동 안무를 맡은 ‘바벨 (Babel)’이 17일, 18일 양일간 대학로 아르코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사진제공: 모다페)

언어의 역사, 언어가 만들어내는 오해, 그리고 또 다른 소통 수단인 몸짓의 퇴화 과정을 독특한 해석으로 풀어나가면서 소통의 수단으로 몸짓이 지닌 중요성을 부각한다.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모다페)’에 참여한 두 벨기에 안무가는 17일 개막작 ‘바벨’을 통해 “영토, 언어, 종교, 문화, 그리고 정체성의 다름이 신의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인간들은 모두 같고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바벨’에는 5대륙 13개국을 상징하는 5명의 뮤지션들과 13명의 남·녀 무용수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언어, 민족, 종교적 배경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스위스 안무가 니콜 세일러의 'Living-room Dancer'의 한 장면. (사진제공: 모다페)

▲스위스 안무가 니콜 세일러의 'Living-room Dancer'의 한 장면. (사진제공: 모다페)

영국의 시각예술가 안토니 곰리 (Antony Gormley)는 이 작품의 무대장식으로 설치한 다섯 개의 가로, 세로 높이가 서로 다른 직육면체의 알루미늄 틀로 나라, 언어, 종교, 정체성의 경계 근처 정체불명의 교차지점을 표현했다.

무용수들은 다섯 개의 틀을 세우거나 눕히고 또는 하나의 틀 속에 다른 틀을 끼워 넣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며 구약성서 속 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상징하는 ‘바벨탑’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직육면체는 사람을 가두고 자유를 억압하는 공간으로 상징 되기도 하고, 틀 안의 공간은 들어가는 사람이 원시적인 본능을 가진 모습으로 변모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한선숙)는 이러한 표현이 “개인적, 신체적, 종교적, 문화적, 그리고 언어적인 경계들을 대담하게 표현하며 결국에 그 경계가 허물어 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관객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안무가 질렛은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이번이 아시아 첫 공연인데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내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우리가 가진 다름을 ‘구분’하는 것보다는 ‘연합’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춤과 삶 (Dance and Life)’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한국현대무용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무용축제로 올해에는 총 5편의 해외 작품과 13편의 한국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마임 공연으로 유명한 프랑스 안무가 파트리스 티보 (Patrice Thibaud)를 포함해 스위스 안무가 니콜 세일러 (Nicole Seiler) 등 프랑스, 스위스, 남아프리카, 스페인, 벨기에 총 5개국 안무가들이 이번 축제에 참여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안무가 김동규, 정선숙 등이 참여한다.

세계적인 해외 안무가들과 한국 예술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이번 축제는 오는 26일까지 서울 아르코 예술극장을 포함한 대학로 일대에서 계속된다.

전체 공연 일정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www.modafe.org/modafe2013/english/program.asp (한국어, 영어)

손지애 기자, 코리아넷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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