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3.05.20
O-트레인, V-트레인을 타고 떠나는 중부내륙여행
산과 물, 숲이 우거진 한반도의 중부내륙지방은 바위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숨막히는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오랜 전통을 가진 한국의 전통민요 아리랑과 유교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은 험한 지형으로 도시에 비해 접근이 어려웠지만 최근 개통한 O-트레인과 V-트레인 덕택에 이 지역을 여행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중부내륙순환열차인 O-트레인과 V-트레인을 운영하는 코레일은 열차가 개통한지 4월 12일 이후 20,000여명이 기차를 타고 숨겨진 내륙지방의 비경을 보고 갔다고 밝혔다. 추가로 20,000여명이 O-트레인과 V-트레인을 타기 위해 예약을 한 상태라고 한다.
한국관광공사(KTO)는 최근 외신기자들과 서울국제여성협회(SIWA)회원 등을 초청하여 O-트레인과 V-트레인을 타고 내륙지방을 여행하는 팸투어를 개최하였다.
▲협곡을 지나면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이 V-트레인 여행의 백미다. 특히 활짝 핀 봄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5월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O-트레인은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지역을 포함한 내륙지방을 정기적으로 순환하는 열차다. O-트레인의 이름은 순환을 한다는 의미로 알파벳 ‘O’에서 따왔다. O-트레인은 정선, 태백, 철암, 분천, 봉화, 영주, 풍기, 단양, 제천 등 13개 역을 순환한다.
하루에 총 네 편이 있으며 두 편은 서울, 제천을 지나 시계방향으로 나머지 두 편은 반 시계 방향으로 순환한다. 총 257.2킬로미터 노선을 한 바퀴 도는데 약 4시간 50분이 걸린다.
반면 V-트레인은 협곡을 뜻하는 “valley”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중부내륙의 산간지역의 가파른 계곡을 가르며 분천역과 철암역 사이 27.7킬로미터 구간을 왕복한다. 철암, 승부, 분천역은 V-트레인과 O-트레인이 만나는 곳으로 열차를 갈아탈 수 있다. V-트레인은 편도가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며 하루에 여섯 차례 운행한다. 이중 세편은 철암에서 분천으로 나머지 세편은 분천에서 철암으로 운행한다.
V-트레인이 지나는 곳은 험한 협곡과 가파른 절벽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 열차는 승객들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속 30킬로미터의 저속으로 달린다.
▲V-트레인을 타고 있는 이번 팸투어 참가자들 (사진: 한국관광공사)
팸투어를 함께 했던 이참 관광공사 사장은 “O-트레인과 V-트레인이 지나는 산간지방과 협곡은 우리에게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며 감상을 말했다.
물론 중부내륙순환열차의 하이라이트는 V-트레인이다. 깎아내리는 절벽과 협곡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현재 진달래 등 각종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국제여성협회의 멤버이자 독일 외교관의 아내인 울리 슈비카르트(Ulli Schwickart)씨는 “V-트레인은 화려한 색상으로 장식되어 분위기를 더한다”며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내륙지방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며 “풍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열차 여행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팸투어 참가자들이 철암역 근처에 있는 탄광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평지가 거의 없는 탓에 냇가 옆에 지어진 집들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도쿄에 위치한 클럽 투어리즘 인터내셔널(Club Tourism International Inc.)의 아시아 중국 담당 팀장 최원숙씨는 이번 팸투어 중에서 V-트레인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면서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호평했다.
그는 또 “속도도 느려서 풍경을 즐기기에 좋고 열차도 쾌적했다”며 “될 수 있으며 가을에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해 열차 한 칸이라도 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O-트레인으로 갈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도 많다. 강원도 정선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대표목록으로 등재된 아리랑의 원조로 잘 알려져 있다. 정선아리랑극 ‘신들의 소리’가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오후 2시에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공연은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극단무연시 홈페이지(www.muyonsi.com)를 방문하거나 033-562-3821로 전화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선군에 위치한 스카이워크는 가파른 계곡과 곡선으로 휘어진 강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해발 850미터 상공에 위치한 전망대로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짚 와이어(zip wire)를 타고 시속 100킬로미터의 속도로 산꼭대기에서 줄을 타고 하강할 수도 있다.
▲아리랑의 본거지인 강원도 정선군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정선아리랑극 ‘신들의 소리’의 한 장면 (사진: 한국관광공사)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던 철암역 탄광마을에도 갈 수 있다. 이곳에는 1930년대에 지어진 석탄광이 아직도 70년 넘게 가동되고 있다. 석탄산업이 사양화하면서 이곳의 인구는 1980년대 12,000명에서 현재 3,000명 남짓으로 줄었다.
이곳의 집들은 주변에 평지가 거의 없는 탓에 냇가 옆에 지어졌다. 석탄산업이 쇠락해 가면서 많은 집들이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드문 모습이다. 미술가들과 주민들이 허물어져가는 집들의 벽에 벽화를 그려놓은 것을 볼 수도 있다.
이번 팸투어에 참가한 카와카미 츠토무 NHK 서울특파원은 평소 철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의 철도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그는 “V-트레인이 정말 재미있었다”며 “V-트레인 뿐만 아니라 마을과 이곳 철도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팸투어의 참가자들이 O-트레인을 탑승하기 전에 이참(중절모를 쓴 사람)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O-트레인과 V-트레인 여행을 위한 유용한 정보)
O-트레인과 V-트레인을 탑승하는 관광객들에게는 2일권을 권장한다. 하루에 O-트레인과 V-트레인을 모두 타보려면 시간이 너무 빠듯하기 때문이다. 우선 O-트레인을 타고 V-트레인으로 갈아 타고 다시 O-트레인을 타고 제천까지 와서 서울로 돌아가는 열차로 갈아탈 경우 꼬박 하루가 걸린다.
O-트레인은 매일 아침 7시 45분에 출발하지만 서울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제천에 와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외에도 O-트레인은 수원에서 아침 7시 40분, 천안 8시 15분, 오송에서 8시 40분에 출발한다.
2일간 자유롭게 O-트레인과 V-트레인을 이용할 수 있는 2일권이 성인기준으로 66,100원에 판매된다. 3일권은 77,500원이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50%가 할인되고 청소년이나 55세 이상이면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코레일에 의하면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하이원(High1) 리조트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2일권 패키지가 1인 기준으로 99,000원에 판매된다고 한다. 코레일투어(korailtour.com)를 방문하거나 1544-4590에 전화를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O-트레인과 V-트레인 노선도 (그래픽: 코레일)
임재언 기자, 코리아넷
jun2@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