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subMenu
할리우드도 감탄한 영화 미스터고 특수효과
2013.05.07

고릴라 ‘링링’이 타석에 들어서자 그의 털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다. 투수가 공을 던지자 고릴라의 눈이 불거졌다. 공을 힘차게 치고 나서는 고릴라의 털이 휘날리고 육중한 몸의 근육이 출렁거렸다.

이것은 한중합작영화 ‘미스터고’(Mr. Go)의 한 장면으로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덱스터 디지털(Dexter Digital)의 시각효과 작품이다. 덱스터 디지털은 김용화감독이 세운 시각효과(VFX) 전문업체로 이 영화의 3-D 이미지 작업과 시각효과를 담당하고 있다. 7월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70%이상의 VFX공정을 마무리했다.

털이 많은 고릴라를 실사처럼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미스터고’를 만드는 작업은 털 한 올 한 올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고 실사영상과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3-D로 만들어진다.

고릴라 ‘링링’이 나오는 영화 미스터고의 한 장면 (사진: 쇼박스)

▲고릴라 ‘링링’이 나오는 영화 미스터고의 한 장면 (사진: 쇼박스)

히트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와 ‘국가대표’(2009)로 유명한 김감독은 4년 전에 이 영화의 시각효과를 의뢰하기 위해 미국에 소재한 ILM(Industrial Light & Magic)을 찾았다. ILM은 영화 ‘스타워스’(Star Wars)로 잘 알려진 조지루카스(George Lucas) 감독이 세운 특수효과 업체다. 하지만 시각효과 작업을 하는데 무려 800억 원이 든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다. 이는 영화 ‘미스터고’의 순제작비 225억 원을 훨씬 넘는 금액이다.

김감독은 시각효과를 위해 자비 3억 원을 털어 덱스터 디지털을 설립했다. 김감독은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 수도 없이 때려치우려고 했다"며 "결국 180명의 아티스트들의 미친 열정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덱스터 디지털은 모션캡처 기술을 이용해서 고릴라를 만들어냈다. 고릴라를 연기하는 배우의 몸에 센서를 달아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인식해 영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고릴라가 나오는 장면만도 900샷(shot)이 넘는다. 앙리(Ang Lee)가 감독한 미국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에서 호랑이가 나오는 장면은 150샷이었는데 시각효과 비용만 650억 원이 들었다고 한다.

‘미스터고’를 촬영중인 김용화감독(왼쪽)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 쇼박스)

▲‘미스터고’를 촬영중인 김용화감독(왼쪽)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 쇼박스)

만약 고릴라가 나오는 장면 900샷을 할리우드에서 만들었다면 시각효과 비용은 미화로 10억 달러가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덱스터 디지털은 단지 120억 원으로 이러한 시각효과를 만들어 냈다.

미국에 있는 규모가 큰 시각효과 스튜디오는 200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반해 덱스터 디지털은 180명으로 이 일을 해냈다.

김감독은 “할리우드 관계자들도 막상 와서 보고는 깜짝 놀란다”며 “이렇게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것과 똑같은 시각효과를 만들어내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김감독은 또 “’미스터고'제작이 끝난 후 같이 작업하자는 제안도 여러 곳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미스터고’ 제작과정이 담긴 비디오와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화재를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은 시각효과로 구현된 고릴라의 움직임에 감탄했다.

‘미스터고’의 한 장면. 한국배우 성동일(왼쪽)과 중국여배우 서교(오른쪽)가 출연한다. (사진: 쇼박스)

▲‘미스터고’의 한 장면. 한국배우 성동일(왼쪽)과 중국여배우 서교(오른쪽)가 출연한다. (사진: 쇼박스)

한 네티즌은 “실사인줄 알았어요. 털이 한 올 한 올 살아있네”라고 댓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고릴라의 표정연기가 대단하네요. 링링이 살아있는 것 같아요”라고 썼다.

‘미스터고’는 전통 서커스를 이끄는 소녀 웨이웨이(Wei Wei)와 야구를 하는 고릴라가 한국 프로야구에 데뷔한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여배우 서교(Xu Jiao)가 웨이웨이를 연기하고 한국배우로는 성동일과 김강우가 출연한다.

이 영화는 인기 만화가 허영만의 ‘제 7구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중국투자회사인 화이브라더스 (Huayi Brothers)가 미화로 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으며 중국에서 5000여개 영화관 개봉을 보장받았다.

덱스터 디지털에서 시각효과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덱스터 디지털에서 시각효과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이 영화는 7월 중국,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지에서 동시에 개봉되며 중국어로 더빙되어 상영될 예정이다.

임재언 기자, 코리아넷
jun2@korea.kr

※ 해당 콘텐츠는 저작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이 불가합니다.

게시물이동

이전글
반 총장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다음글
어린이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치는 나라, ‘대한민국’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