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02.25

박찬욱 감독 스토커에서 자신의 작품세계 펼쳐

‘올드보이,’ ‘박쥐,’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심오한 은유와 기괴하지만 심미적인 이미지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스토커’(Stoker)에서 박감독은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박감독은 2월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나의 작품 세계를 할리우드에서 마음에 들어 영화를 하자고 제안한 것 같다”라고 하면서 “영어도 못하는 한국 감독을 데려와 영화를 찍을 때는 잘하는 것을 잘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왼쪽)과 미아 바시코브스카 가 2월 21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사진: 올댓시네마)

▲박찬욱 감독(왼쪽)과 미아 바시코브스카 가 2월 21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사진: 올댓시네마)

박감독은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미아 바시코브스카 (Mia Wasikowska)와 같이 기자회견 석상에 섰다. 미국 드라마 프리슨 브레이크(Prison Break)로 잘 알려진 웬트워스 밀러(Wentworth Miller)가 각본을 쓴 이 영화에는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과 매튜 구드(Matthew Goode)도 등장한다.

첫 할리우드 영화를 찍은 감상을 묻는 질문에 박감독은 자신이 늘 존경해왔던 훌륭한 배우, 스텝들과 같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고 대답했다.

박감독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라고 하면서 “미아 바시코브스카, 니콜 키드먼은 물론 피아노 곡을 만든 작곡가 필립 글래스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숭배하던 사람이었다. 그가 영화음악 전곡을 만들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박감독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를 찍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박감독은 “현장이 매우 바쁘다. 촬영 횟수가 한국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힘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초단위로 진땀을 빼면서 촬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스토커’의 한 장면. (왼쪽부터) 매튜 구드, 니콜 키드먼, 미아 바시코브스카 (사진: 올댓시네마)

▲영화 ‘스토커’의 한 장면. (왼쪽부터) 매튜 구드, 니콜 키드먼, 미아 바시코브스카 (사진: 올댓시네마)

박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친절한 금자씨’에서 같이 일했던 정정훈 촬영감독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박감독은 “현장이 바빠서 모든 것을 전부 확인하고 촬영할 수 없어 걱정했는데 편집을 하면서 보니 시간에 비해 많은 부분을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팀버튼(Tim Burton)감독의 영화 이상한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에서 주연을 맡았던 미아 바시코브스카 도 박감독과 일하는 것이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박감독이 배우나 스텝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줘서 같이 일하기가 쉬었다고 답했다.

미아 바시코브스카 는 “촬영시작 전에 감독님이 스토리보드를 통해서 세세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며 장면을 설명해주었다”라고 하면서 “시각적으로 장면의 인용과 은유법을 사용할 때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연출하신다. 완성된 장면을 봤을 때 독특한 장면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고 그런 장면들이 너무나 스토리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에 감탄했다. 이런 것이 바로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박감독을 치켜세웠다.

그녀는 또 언어적인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아 바시코브스카 는 “초기에는 통역으로 영화를 찍으면 어떨지 궁금했는데 촬영 후 며칠이 지나니 통역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영화 ‘스토커’에서 미아 바시코브스카(왼쪽) 와 매튜 구드 가 피아노를 치는 장면 (사진: 올댓시네마)

▲영화 ‘스토커’에서 미아 바시코브스카(왼쪽) 와 매튜 구드 가 피아노를 치는 장면 (사진: 올댓시네마)

박감독도 미아 바시코브스카의 연기력을 높이 샀다. 박감독은 “미아가 화려하지 않고 심심해 보일때도 있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긴 시간 동안 차츰차츰 쌓아 올리는 것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배우다”라고 하면서 “자신의 역할만 보지 않고 영화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라고 그녀를 칭찬했다.

“눈동자만 미세하게 움직여도 관객들의 주목을 확 끌어당기는 그런 표현력을 지닌 배우다”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18세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인디아(India)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매튜 구드가 연기한 삼촌 찰리(Uncle Charlie)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성년기를 맞이한 인디아는 삼촌과 위험한 관계에 빠지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올해는 한국영화계에는 뜻 깊은 해다. 유명 한국영화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 작이 잇따라 개봉하기 때문이다. ‘장화홍련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잘 알려진 김지운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라스트스탠드’도 2월 21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아놀드 슈왈츠제너거 (Arnold Schwarzenegger)가 출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영화계에서는 이 두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 비평가들은 이 들 두 감독이 자신들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줬고 더 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찍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화 ‘스토커’ 포스터 (사진: 올댓시네마)

▲영화 ‘스토커’ 포스터 (사진: 올댓시네마)

특히 한국 언론들은 영화 스토커에 대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잘 만들어진 스릴러,’ ‘박찬욱 색깔로 꽉 찬 99분, 기대해도 좋다,’ ‘핏빛 잔혹보다 긴장감 넘치는 심리 스릴러’ 등 호평을 쏟아냈다. 이 영화는 2월 28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임재언 기자, 코리아넷
jun2@korea.kr

· 코리아넷 뉴스의 저작권 정책은 코리아넷(02-2125-3501)으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