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린 기자 kimhyelin211@korea.kr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담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으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조 장관은 이번 만남이 양국관계 발전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환영하며, 올해와 내년 양국이 연이어 APEC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되 국익과 실용에 기초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양국 국민 간 상호이해와 우호정서 증진 등 민의(民意) 기반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국을 향한 우호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자고 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 조 장관은 한중 간 협력이 수직적 분업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경제협력 모델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한중일 협력 기제를 활용해 역내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서해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명토 박은 뒤 중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위한 중측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대화와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긴밀한 소통을 제안했다.

조 장관이 경주 APEC 이전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고, 왕 부장은 조만간 한국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왕 부장은 중국 국민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의 숭고한 희생에 중국 정부를 대표해 심심한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