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24.11.12
오징어게임2 세트장 직접 가보니···"중요 테마는 편가르기"
대전 = 이경미 기자 km137426@korea.kr
사진 = 넷플릭스
시즌1에서 봤던 분홍,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미로 계단. 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강렬한 색감에 “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징어게임’ 하면 떠오르는 리코더 소리가 세트장 전체에 울려퍼지자 기자는 마치 게임의 참가자가 된 듯 했다.
더 거대해진 공간 속 벽을 따라 철제 침대가 빼곡하게 놓여져 있다. 이미 3라운드 게임 촬영이 끝나 처음 456개였던 침대는 이제 100개 정도만 남아있다. 그리고 바닥에 커다랗게 그려진 O와 X 표시. 파란색 O버튼과 빨간색 X버튼 가운데 어떤 걸 눌러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게임 시즌2’(오징어게임2)의 세트장이 11일 공개됐다. 넷플릭스의 초대로 국내외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한 건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7일. 무려 11개월이 지나서야 엠바고(보도시점 유예)가 해제됐다.
세트장 공개는 각별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기자들은 보고 들은 내용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후 스마트폰 카메라에 촬영 방지용 스티커를 붙이고선 보안 처리된 봉투에 넣어 밀봉하고나서야 세트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넷플릭스 측은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더 큰 놀라움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에는 오징어게임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가 참석해 시즌2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황 감독은 미로 계단 깊숙한 곳에서 나타나 "제가 만든 작품이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만들기도 전에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건 처음이라 무척 낯설고 어색하고 부담이 많이 된다"면서도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반겼다.
시즌2에서는 게임이 끝날 때마다 OX 투표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게임을 중단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 종교, 젠더, 세대 간 갈등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황 감독. "O와 X 선택에 따라 무리가 나뉘게 되고 그걸로 인해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삽입했다"면서 "요즘 편가르기가 많은데 OX를 통한 '서로 간의 구별'이라는 것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로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게임 참가자들이 먹고 자고 지내는 숙소에 가 보니 앞서 황 감독이 말한 '편가르기'가 시각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LED로 표시된 O와 X 사이를 빨간 선과 파란 선이 길게 갈라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채 감독은 "OX가 갖고 있는 직관적인 느낌은 너와 나는 다르다는 '대립의 시작'"이라며 "사회적 이념이나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빨간색과 파란색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더 살벌한 게임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징어게임2는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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