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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나는 한 번도 참전을 후회한 적 없다"
2022.06.29



윤소정, 퍼흐 아나이스 기자 arete@korea.kr, afaure@korea.kr
사진 =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영상 =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안토니오 로사노 부스토스(Antonio Lozano Bustos)는 28일 "한국의 겨울은 견디기 어려웠고 추위는 정말 끔찍했다"며 "참전은 매우 무겁고 어두운 기억으로 남았지만 참전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밝혔다. 


로사노 씨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28일 열린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특별전 '나는 한국에서 돌아왔다' 개막식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6·25전쟁 참전은)내 인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1953년 초 한국에 파병돼 3년간 복무했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도 목격했다. 이번 특별전에 초대받은 세 명의 멕시코 참전용사 가운데 한 명이다. 로사노 씨는 참전 경험을 담은 글을 이번 전시에 기증했다.  


그는 "한국 방문은 참전 이후 이번이 처음인데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가 됐는지 이렇게 직접 와서 볼 수 있게 돼 꿈만 같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로사노 씨는 이날 개막식에서 김윤주 합동참모본부 중령과 다시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김윤주 중령은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국방무관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이 실시한 멕시코 참전용사 찾기 캠페인을 통해 5명의 생존 참전용사와 작고한 용사의 유족 등 모두 열 가족을 찾았다. 


전시 개막식에서 로사노 씨와 재회한 김 중령은 "지난해 귀국하면서 이분들께 한국에서 꼭 뵙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Exhibition on Mexicans & Mexican Americans Veterans of the Korean War

▲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특별전 '나는 한국에서 돌아왔다' 개막식이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막식에서 재회 인사를 나누는 김윤주 합동참모본부 중령(왼쪽)과 참전용사 안토니오 로사노 부스토스 씨.



이번 특별전은 한·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아 전쟁기념관과 주한 멕시코대사관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미군에 소속돼 6·25전쟁에서 싸운 멕시코 출신 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열리며 참전용사들이 전쟁 경험을 적은 기록, 직접 그린 그림, 부상 소식이 담긴 전보, 멕시코 수호성인 과달루페의 성모마리아(Virgin of Guadalupe) 묵주 등 개인 유물에 담긴 사연 등도 소개된다.

6·25전쟁 당시 멕시코는 전부투대 참전국은 아니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했다. 멕시코 출신 군인들은 주로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1910-1920)을 피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로 이주한 사람들과 20세기 중반 미국과 멕시코 간 농업 협정인 ‘브라세로 프로그램(Bracero Program)'을 통해 미국으로 이민간 멕시코인들이었다. 1943년부터 미국과 멕시코 간에 맺은 병역협약을 통해 다수의 멕시코인이 미군에 지원해 한반도에서 싸웠다. 그러나 멕시코는 공식적인 파병국이 아니고 미국은 멕시코 출신 참전용사가 자국을 떠났기 때문에 양국 모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면서 멕시코 참전용사들의 존재는 70여년간 잊히게 됐다.

주한 멕시코대사관에 따르면 6·25전쟁에 참전했던 약 18만 명의 라틴계 참전용사 중 10만여 명이 멕시코계로 추정된다. 이들 중 555명은 미군에서 훈장을 받는 등 6·25전쟁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전쟁기념관은 밝혔다. 지난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찾기 캠페인’을 벌여 5명의 생존 참전용사를 확인했다. 호세 비야레알(Jose Villarreal) 씨는 올해 4월 출범한 '한국전쟁 멕시코 참전용사회'의 초대회장으로 취임했으나 일주일 뒤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현재는 4명의 생존자가 남아있다.



Exhibition on Mexicans & Mexican Americans Veterans of the Korean War

▲ 안토니오 로사노 부스토스 씨가 28일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특별전 '나는 한국에서 돌아왔다'가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자신이 기증한 참전 경험을 적은 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로사노 씨 외에도 참전용사 알베르토 헤수스 페르난데스 알마다(Alberto Jesus Fernandez Almada) 씨, 작고한 멕시코 참전용사 유족들이 함께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멕시코 참전용사들을 한국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들을 위해서 치열한 전선에 몸을 던지신 참전용사분들께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멕시코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유엔 참전용사들을 한 분이라도 더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 숭고한 인류애를 미래 세대에 전하는데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hibition on Mexicans & Mexican Americans Veterans of the Korean War

▲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특별전 '나는 한국에서 돌아왔다'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Exhibition on Mexicans & Mexican Americans Veterans of the Korean War

▲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28일 열린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 특별전 '나는 한국에서 돌아왔다' 개막식에서 참전용사들과 참석자들이 리본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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