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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21.03.18

판소리에 인생 바뀐 안나 예이츠 “인류음악학을 통해 더 깊이 있는 판소리 연구할 것”



서울 = 서애영 기자 xuaiy@korea.kr

영상 = 김순주 기자, 강승희·이하늘 인턴기자 photosun@korea.kr


안나 예이츠(Anna Yates-Lu) 서울대 국악과 인류음악학 조교수의 주 연구 분야는 판소리다. 판소리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면서 무대에 올라 직접 공연도 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예이츠 교수는 대학원 석사 과정 때 한국의 국악 판소리에 매료돼 전공을 정치학에서 판소리로 바꿨다.

런던대학교 아프리카 아시아연구원에서 '오늘의 판소리: 현대사회에서 전통과 창조성을 조화시키면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만 31세의 나이에 서울대학교 국악과 최연소 조교수로 임용됐다.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넷 오픈스튜디오에서 만난 푸른 눈의 소리꾼은 한국말이 유창했고 판소리는 더 막힘이 없었다.

예이츠 교수는 인류음악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에 대해 “문화 속의 음악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인류학 연구방식을 통해 음악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통음악의 보전과 진흥, 국악인과 젠더, 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방법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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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불 대통령 만찬에 안나 예이츠(왼쪽)와 프랑스 소리꾼 로르 마포(Laure Mafo)가 함께 등장해 멋진 판소리 공연을 선사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예이츠 교수와 판소리의 인연에는 빠질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박사과정 2년차였던 2015년 공연 현장연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인 민혜성 명창이다.

예이츠 교수는 민혜성 명창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공연장 분장실 앞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하러 찾아뵜을 때 선생님께서 제가 개인 레슨을 해줄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듣더니 '너 나한테 배워볼래?'라며 바로 흥부가를 시작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운이 너무 좋았고 그 과정이 꽤 자연스러웠다. 선생님 학원에서 살다시피하면서 많이 연습하고 배웠다”며 “판소리 공연뿐만 아니라 연구도 하셨던 분이라 연구자 입장에서 어떻게 연구를 해야 하는지도 많이 가르쳐 줬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 지역 판소리 대회 'K_VOX Festival'에서 1등을 했다. 2018년에는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불 대통령 만찬에 프랑스 소리꾼 로르 마포(Laure Mafo)와 함께 판소리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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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국악과 인류음악학 조교수 안나 예이츠(Anna Yates-Lu). 안나 예이츠 제공



예이츠 교수는 연구를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로 2015년 민혜성 명창의 스승인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고(故) 박송희 명창과의 인터뷰라고 꼽았다.

그는 “(박송희 명창은)판소리 발전의 순간순간을 다 참여하신 분으로 살아 있는 역사"라며 "그런 분이 제 눈앞에 있다는 게 너무 흥분됐다"고 했다. 이어 “나도 판소리 연구를 하면서 한국 국악인의 열정과 힘을 본받아 판소리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할 것"이라고 웃었다.

한국에서 꼭 이루고자 하는 연구목표를 묻는 질문에 “영상콘텐츠,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통해 국악인들이 공연과 자신들의 활동을 어떻게 홍보하고 진행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며 “판소리는 공연을 하면서 추임새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한 장르인데 이것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어떻게 변화는지 등을 더 깊이 있게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이츠 교수는 “학생들에게 인류음악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체험 및 현장 연구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나아가 한국 국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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