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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9.03.25

[함께 잘 사는 지구촌] 주한 대사에게 듣는다 3. 스웨덴

코리아넷은 2019년 국제사회와의 미래 협력 방향에 대한 의견을 주한 대사들을 통해 들어본다. 올해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와 만나 양국 관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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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콥 할그렌(Jakob Hallgren) 주한 스웨덴 대사가 18일 서울 성북동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양국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 = 이하나 기자 hlee10@korea.kr
사진 =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영상 = 김순주, 최태순 기자 photosun@korea.kr

한국과 스웨덴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딛고 고도성장을 이뤄낸 한국은 5100만 명이 살고 있는 인구 밀집 국가다. 반면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토를 가진 스웨덴의 총인구는 1000만 명으로 서울 인구와 비슷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낮다.

하지만 야콥 할그렌(Jakob Hallgren) 주한 스웨덴 대사는 이같은 환경, 지리적 차이점보다 양국이 ‘태도’와 ‘사고방식’을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만난 할그렌 대사는 “양국은 승부욕이 강하지만 협력도 잘 한다. 또 시간을 잘 지키고, 고품질을 선호하고, 둘 다 혁신적”이라며 “또 하나의 공통점은 우리가 품고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스웨덴에선 한국 바람이 불고 있고 한국의 젊은층도 스웨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래는 할그렌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국과 스웨덴은 올해 3월 11일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양국 관계를 평가한다면.
수교를 맺은 1959년과 비교했을 때 양국은 경제적으로 그리고 민주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한국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사실 1959년 이전에도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 곳곳에 의료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했다. 양국은 수교를 맺기 전부터 따뜻하고 강고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는 성장했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이 넓어졌다. 오늘날 양국은 동등한 위치에서 활발히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스웨덴은 한국과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고 판문점에서 유엔사령부 소속 중립국 감독위원회 (NNSC)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스웨덴이 맡은 역할이라면.
한반도에서 스웨덴은 매우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다. 스웨덴은 북한이 수교를 맺은 첫 서방국가다. 1973년 수교를 맺고 75년부터 지금까지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중립국 감독위원회 임무를 국경에서 수행하고 있다. 덕분에 스웨덴에게는 특정 역할이 부여된다. 스웨덴은 지리적으로 거리가 멀고 이 지역에 전략적 이익이 없기 때문에 ‘정직한 브로커’로 인식된다.

-현 시점의 한-스웨덴 관계는 어떠한가.
양국 관계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양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한 사이다. 지금은 정치적으로도 친밀감이 있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도 크다. 이것은 분명 미래에 대한 좋은 징조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는.
우선 ‘스웨덴 토크’라는 월간 세미나가 준비돼 있다. 매달 다른 주제로 한국, 스웨덴 전문가를 한 명씩 초대해 공통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1월에는 ‘혁신과 스타트업’이 주제였고 이달에는 ‘평화와 안보’가 주제다. 앞으로 ‘젠더와 인권’, ‘복지 국가’, ‘녹색 성장’ 등을 다루는 세미나가 있을 예정이다. 스웨덴 국경일인 6월 5일에는 ‘스웨덴 데이’ 행사가 열리고 하반기에는 스웨덴 영화제가 4개 도시에서 열린다. 고위급 대표단의 쌍방향 방문도 추진 중이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대사가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과 스웨덴이 혁신적 힘을 합친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왜 그렇다고 생각했나.
혁신에 있어 양국은 천생연분이다. 한국과 스웨덴은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혁신적이기 때문에 상호 보완 효과를 볼 수 있다. 얼마 전 스웨덴에서 스타트업 대표단이 방한해 국내 스타트업을 방문했다. 그 결과 양국은 스타트업 허브 간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협력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스웨덴에 많이 알려진 한국 브랜드들이 있나.
자동차는 기아와 현대, 스마트폰은 삼성과 LG가 유명하다. 제품 외에도 요즘엔 음악과 음식도 인기다. 나의 딸들과 내 친구들의 아이들도 케이팝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트렌드다. 요즘 스웨덴에선 한국 바람이 불고 있다. 심지어 스톡홀름 남부에 사는 힙스터들은 직접 김치를 담그고 스웨덴 마트에서 김치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한국 식당도 참 많아졌다.

다시 말해 한국은 지금 스웨덴에서 인기다. 내가 한국에 살면서 발견한, 아직 스웨덴 사람들은 잘 모르는 아이템들이 큰 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기회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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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콥 할그렌(Jakob Hallgren) 주한 스웨덴 대사가 18일 서울 성북동 스웨덴 대사관저 거실에 앉아 있다.




hlee10@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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