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9.05.15
한국 사랑으로 한 자리에 모인 이색 참가자들…
서울 = 오현우 기자 hyunw54@korea.kr
사진 = 김순주 기자 photosun@korea.kr
영상 = 최태순 기자 ghdi4695@korea.kr
일본인 중학생, 네팔 노동자, 중국인 예능프로 조연출…...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들이 같은 시각 한 자리에 모였다.
14일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본선 참가자들 속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행사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생 600주년을 기념해 1998년부터 시작됐다. 국내 한 대학과 언론사가 공동주최한 행사다.
본선 참가자 13개국 16명이 '내겐 너무 특별한 한국'과 '평화의 길, 더불어 사는 세상'을 주제로 열띤 경합을 펼쳤다. 특히 올해 행사는 작년보다 더 다양해진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로 주목을 끌었다.

▲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제2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일본학생 구라타 요츠하 양이 발표하고 있다.
본선 참가자 중 가장 어린 일본 중학생 구라타 요츠하가 등장하자 청중들이 환호했다. 구라타는 경색된 한일관계를 여중생의 시선으로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있는 그대로의 한국을 알기 전까지 한국 사람들이 일본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며 지난 날을 소회했다.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에게 일본을 알리고 반대로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돈을 벌기 위해 온 한국에서 희망을 발견한 외국인 노동자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 지역 소재 전자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인 가우탐 카말씨는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의 사례를 자국에 전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예능 사랑 덕분에 꿈을 찾은 참가자도 있었다. 현재 국내 방송 제작사에서 막내 조연출로 일하고 있는 중국인 여염정씨는 “자칫 무겁고 아플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재미와 감동으로 풀어내는 한국 예능을 배우고 싶어 한국 유학을 결정했다”며 방송제작의 꿈을 설명했다. 한국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과 중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예능 제작이 꿈”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제2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아랍에미리트 출신 알 카와자씨가 발표하고 있다.
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아랍에미리트 출신 알리 알 카와자씨는 “한국어로 아랍 문화를 알리는 책을 쓰는 것이 꿈”이라며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아랍에미리트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다” 덧붙였다.
한편, 올해도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유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상은 한국의 싸서 먹는 음식문화를 감”싸는 문화”로 표현해 이를 한국인의 ‘정’으로 정리한 연세대 대학생 후쿠시마 아키씨에게 돌아갔다.
행사를 주관한 홍윤기 경희대 국제교육원장은 “올해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볼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