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동양을 수집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한국의 유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1천600여 점이 넘는 아시아지역 문화재가 있다.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문화재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 일본의 조선총독부박물관과 대한제국의 제실박물관이었던 이왕가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유물들은 중국 한대(漢代) 고분 출토품부터 근대 일본미술에 이르기까지 수 백년의 세월을 아우른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유물들의 수집과정과 직접 볼 수 있는 특별전 ;동양(東洋)을 수집하다-일제강점기 아시아 문화재의 수집과 전시;를 28일부터 2015년 1월 11일까지 연다.우리가 ;동양; 하면 흔히 `동아시아 또는 아시아 전역을 떠올리나 이 단어는 사실 근대 일본제국주의 산물이다. 19세 후반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유럽 열강을 `;서양;으로 통칭하고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동양`을 제시했다. 일본은 스스로 ;동양 유일의 문명국;으로 자칭하고 '낙후된 동양을 문명세계로 인도할 적임자'로 자부했다.특별전에서는 일본의 시각에서 바라본 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당시 근대미술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됐으며 반가사유상 등 총 200점이 소개된다. 1부 '동아시아의 고대: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는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중국 베이징, 만주, 일본 규슈 등에서 수집한 문화재를 선보인다. 2부 '서역 미술: 조선총독부박물관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아시아 소장품과 그 안에 담긴 역사를 소개하며 3부 '불교조각: 이왕가박물관 창경궁 명정전'에서는 이왕가박물관에서 수집한 중국불교조각 등을 전시한다. 4부 '일본근대미술: 이왕가미술관 덕수궁 석조전'에서는 이왕가미술관에서 수집;전시했던 일본근대미술을 보여준다.▲ 반가사유상, 대리석, 높이 44.2㎝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중 중국 불교 조각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국 북제(北齊, 550-577) 시대의 대리석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중국 허난 지역에서 출토된 한나라 수정감입 네잎 금속 장식, 부여의 유물로 추정되는 금동 얼굴 모양 장식 등을 들 수 있다.대리석 반가사유상은 1914년 이왕가박물관이 구입한 것이다. 이 대리석 불상은 불교조각이 발달했던 중국 북제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국 불교조각 가운데서도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직사각형의 대좌 중앙에 배치된 반가사유상은 부처의 얼굴과 신체를 간결하고 균형감 있게 표현했다.▲ 수정 감입 네 잎 금속 장식, 청동・수정, 9.4;9.0㎝▲ 얼굴 모양 장식, 부여, 길이 27.4㎝수정 감입 네잎 금속 장식은 청동으로 만든 장식의 중앙 및 네 잎에 구멍을 뚫고 수정을 박아 장식했다. 수정 안쪽에 석회, 먹과 주묵, 금박 등으로 인물상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금동으로 제작된 얼굴모양 장식은 북만주에서 출토됐다. 이 유물은 부여의 것으로 추정되며 장식 뒤에는 끈을 엮을 수 있는 고리가 달려있다.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박물관과 미술관의 역사를 아시아 문화재의 수집과 전시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새로운 시도"라며 "당시 문화정책의 실상을 밝히고 20세기 전반 박물관의 역사를 폭넓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전시에 출품된 문화재 및 참고자료를 포함, 148매의 도판이 수록된 전시도록은 11월 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http://www.museum.go.kr, 9개국어)과 공공누리(http://www.kogl.or.kr)에서 누구나 내려 받을 수 있다.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더 자세한 정보는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윤소정 코리아넷 기자사진: 국립중앙박물관arete@korea.kr▲ 말을 탄 여인, 7~8세기, 흙에 채색, 높이 38.5㎝▲ 쾌청한 가을날(秋晴), 마쓰바야시 게이게쓰(松林桂月,1876~1963), 1933년, 비단에 채색, 121.0;144.0㎝▲ 천불도(千佛圖), 6~7세기, 흙벽에 채색, 32.5;46.5㎝, 투루판 베제클리크(柏孜克里克) 석굴 제18굴▲ 불비상(佛碑像), 북위(北魏) 529년(영안永安2),돌, 높이 109.5㎝▲ 정찰, 히나고 지쓰조(日名子實三, 1892~1945), 1934년, 청동, 128.5;179.0㎝▲ 부처의 머리(佛像頭部), 4세기 경, 스투코, 높이 14.0/12.1㎝, 아프가니스탄 핫다▲ 조선총독부 청사 중앙홀 북벽 벽화, 와다 산조(和田三造,1883-1967), 1926▲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동양(東洋)을 수집하다” 포스터 201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