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예술인, 카이(KAI)
;호기심 많고, 재미를 위해 사는 종합예술인이라고 불러주세요;;카이(KAI);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기열씨. 그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함께 시도한 2장의 정규앨범을 낸 크로스오버 가수다.;▲ 배우 카이 씨는 무대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위 말하는 ;정통 클래식 코스;를 밟았다. 서울예고 수석졸업, 서울대 성악과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2002년 슈베르트 콩쿠르 입상, 2007년 동아 콩쿠르 성악부문 3위, 2009년 오사카 국제콩쿠르 3위 등 수상이력도 화려하다.2009년, 미국의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단독 콘서트, 싱글 앨범 발매,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전국 투어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전공은 성악이지만, 그의 음악적 호기심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다양한 음악인생을 즐기고 있다. ▲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열연하고 있는 배우 카이 씨. 첫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비롯해 2012년 ;두 도시 이야기;에 이어, 현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가수 옥주현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 오르게 되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드라마틱한 삶을 다룬다. 이 작품에서 카이는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향한 지고 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악셀 페르젠 백작을 열연한다.최근에는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쉽게 들을 수 있는 정규앨범 ;카이 인 이태리(KAI in Italy);를 발매했다. 이탈리아를 테마로 한 이번 앨범은 ;O Sole Mio(나의 태양);, ;non Ti Scordar Di Me (물망초);, ;Fenesta Che Lucivi (불 꺼진 창) 등 이탈리아 곡들과 이탈리아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Time to Say Goodbye;, 영화 ;노팅힐;의 삽입곡 등 친숙한 곡으로 구성됐다.또한 KBS 1FM 라디오 방송 ;세상의 모든 음악, KAI입니다;의 DJ로도 활동하며 일반 청취자들에게 클래식을 포함해 세상의 모든 음악들을 소개하고 있다.그는 ;이 순간 행복하지 않으면 그 언제도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 그리고 카이의 음악이 작은 행복의 미소를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카이(KAI) 인터뷰- 우선, ;카이(KAI)'라는 이름의 의미가 궁금하다. 어떻게 그런 이름을 짓게 됐나?정기열이라는 본명에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결;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이후 유니버설 뮤직에서 크로스오버 가수로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고자 새로운 이름을 찾고 있었다. 처음엔 기열의 영어 이니셜 ;KY;를 생각했고, 때마침 조수미 선생님과 국내 8개 도시 지방투어에서 파트너로 무대에 섰을 때 조수미 선생님이 카이(KAI)가 좋겠다고 결정적인 의견을 주셨다. 세계적인 가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모두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 카이로 결정하게 됐다. 카이로 바꾸니깐 해외 팬들이나 제작진들이 잘 기억해주더라.- 소위 말하는 정통 클래식 코스(예고, 서울대 음대)를 밟아왔다. 크로스오버로 영역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항상 재미있는 일을 찾아왔다. 남들보다 얼굴이 잘생겨서 라기 보다 학교 다닐 때부터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을 많이 찾아 다녔다. 대학생 때는 하나로마트 광고 CF로 성악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광고를 찍은 적도 있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그 일을 해봤다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았다. 지금도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는 것은 클래식 음악이 더 이상 비전이 없거나 고리타분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클래식은 언제나 내 음악의 기본이고, 지금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다. 현재 클래식 관련 라디오도 진행하고 있고, 클래식 콘서트도 취미로 자주 보러 갈 정도로 클래식은 내 음악의 바탕이다. 좀 더 재미있고 새로운 것, 그리고 남들이 잘 해보지 않은 것을 찾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여러 장의 앨범도 냈다. 최근에는 ;카이 인 이탈리아(KAI in Italy)'를 발매했는데, 수록된 곡들을 어떻게 선정하게 됐나? 그리고 팬들에게 이 노래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지금까지 정규앨범 2장을 냈다. 중간 중간 사운드 트랙 앨범과 싱글앨범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몇 년 째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 카이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주로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다 보니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친숙하고 이국적이고, 그리고 다양한 음악을 전해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가 학창 시절 열심히 봤던 이원복 교수의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가 떠올랐다.그 책을 통해 세계 다른 나라의 매력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외국의 노래들을 일반인들이 쉽게 듣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떤 나라를 먼저 여행할까 생각하다가, 성악 음악의 태반인 이탈리아를 선택했다. 이탈리아 곡들 중에서도 중,고등학교때 많이 불렀던 노래부터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노래까지 다양한 곡들을 쉽게 해석해봤다. 이 앨범을 내겠다고 했을 때, 제작자들과 방송관계자들은 왜 이런 돈도 안 되는 음악을 만드냐고 했다. 음반을 내는 이유 중 돈도 하나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목적이 꼭 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 나 역시 음악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를 얻었고 그런 음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가에게 책이 있고 화가에게 그림이 있듯이, 내 마음을 이야기 하고 싶은 통로가 되는 것이 음악이다. 퇴근길에 혹은 출근길에 자동차에서 편하게 들으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음악들을 주고 싶었다. 또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그런 앨범,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의 품격과 인격을 높여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어보고자 했다.성악가인가 배우인가, 정체성의 혼란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는 사람이 하고 싶은 음악, 보여주고 싶은 목소리, 카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진솔함을 보여주는 것이 정답이겠구나 생각했고, 그것의 첫 번째 결과가 이번 앨범인 것 같다.;▲ 배우 카이 씨는 내년 2월 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남자 주인공 악셀 페르젠 백작을 열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맡은 배역은 어떤 캐릭터인가?이 작품은 동심을 자극하는 순정 만화 같다. 이번 작품에서 나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흠모하는 악셀 페르센 백작 역을 맡고 있다. 악셀 페르젠 백작은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최고 권력층에 있는 왕비를 사랑하는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남자,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색깔을 찾지 못했던 남자다. 역사 속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사치와 옳지 못했던 선택에 대해서만 조명이 되어있지만, 이 작품은 왜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 모두 오르고 있는데, 어떤 것이 차이점이고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가?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통 클래식음악이 많이 죽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은 오랫동안 조용히 살아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 이상 전부터 이어졌던 음악을 할 때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것은 항상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뮤지컬은 클래식과는 조금 다르게 ;없던 것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전통음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고전음악을 다시 이어가고 다시 재현해내는 것이 오페라와 클래식이라 한다면, 뮤지컬은 새롭게 창작해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그리고 배역은?특별히 기억에 남는 무대는 없다. 한 무대 한 무대 모두 너무 소중하다. 앨범도 그리 크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실력 없는 가수라는 지탄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성숙해진 거 같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무대에 서도 감사하고 기쁘다. 지금까지 변호사, 귀족, 귀한 집 자식 등 이런 역할들을 많이 맡아왔다. 너무 역할이 획일적이지 않냐고 주변 사람들이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역할을 필요로 했을 때 나를 기억해주고 찾아준 것에 감사하다. 무대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하고 있는 라디오 진행도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그 동안 많은 걸들을 배웠다.- 성악가로서, 뮤지컬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끊임없는 변신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호기심이다. 어떻게 하면 스타가 될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저 사람과 연기를 하면, 혹은 저 무대에 서면 어떤 걸 배우게 될까라는 호기심이 강하다. 그런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할은 돈을 얼마를 받건, 시간이 얼마나 들건 놓치고 싶지 않다. 돈을 많이 주거나 부러워할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내 궁금증을 유발시키지 않으면 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면 미친 듯이 매진한다.- 스스로 어떤 예술인이라고 보는가?지금까지도 이 답을 찾지 못했다. 내 음악을 굳이 구분 지을 필요가 있을까. 모든 음악은 유기적이고, 그냥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귀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음악이고 어떤 장르가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음악을 구분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 한 무대, 한 무대 모두가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라고 말하는 배우 카이 씨. - 당신의 음악 인생에서 스승은?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동료들 모두가 스승이다. 후배나 스텝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제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아름답지 않다. 이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 행동도 조심하려고 한다.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내가 느낀 것들을 적는 습관이 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 신인배우건 선배건,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 앞으로 이것만큼은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음악을 하면서 두 가지 꿈이 있었다. 첫 번째는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매우 좋아한다. 크리스마스가 항상 기대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꼭 연인과 함께 보내는 날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가 주는 사랑에 대한 느낌이 크다. 작년에 크리스마스 싱글 앨범을 냈는데 자비로 만들었다. 그냥 내 영역으로만 앨범을 두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때 모두가 꺼내 들을 수 있는 캐롤 앨범을 완성하는 것이 첫 번 째 꿈이다.두 번째는 듀엣 앨범을 내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토니 베넷 같은 가수들을 보면 나이가 들었을 때 세계적인 가수들과 듀엣 앨범을 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매력을 가진 누군가와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발표해서 많은 이들에게 둘이 하나 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당신에게 음악이란?나에게 음악이란 그냥 ;나 자신;이다. 색깔을 입혀서 더 나은 걸 보여주는 도구로서의 음악이 아니라,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인생관, 사랑, 세상을 보는 시선, 이런 것들을 딱 그만큼만 보여주는 것이 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을 만나거나 말을 하거나 행동하는 게 내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 나에게 음악은 지금 이 순간의 내 자신이다. ▲ 카이씨가 코리아넷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친필사인. 글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사진 EA&Cjiae5853@korea.kr
201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