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코, “면도날 과학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 보급형 면도기부터 여성용, 세계 최초로 개발된 7날 면도기까지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는 도루코의 면도기 제품들일회용 제품부터 여성용, 6중날, 7중날 면도기까지.유럽∙북미∙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까지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업체가 있다.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국의 도루코가 그 주인공.1955년 전신인 ;동양경금속주식회사;로 출발한 도루코는 1960년대부터 면도날 생산에 나섰다. 1990년부터는 ;동양경금속주식회사;에서 ;DO;, 면도기(Razor)의 ;R;, 회사의 ;Company;에서 ;CO;를 따온 DORCO를 사명으로 쓰고 있다.면도날 분야에서 도루코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6년에는 휘어지는 절곡날 6개를 면도기 머리 부분에 넣은 6중날 면도기 ;PACE6;, 지난 해 말에는 7중날 면도기 ;PACE7;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앞선 면도날 제조기술로 세계의 면도기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도루코의 기술력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도루코는 매년 15% 이상의 성장을 보여왔으며 지난 해는 약 2,256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특히 해외수출이 총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도루코는 1976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재 130여 개국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제품 연구개발에 인종 별로 다른 수염의 특징을 고려하여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70년부터 생산해온 양날 면도기. 도루코의 가장 오래된 제품 가운데 하나이다.▲ 도루코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개발한 7중날 면도기 PACE7▲ 백학기 대표는 ;나노미터급 정밀함과 쇠의 강도가 있어야 수염이 매끄럽게 잘리며 피부에 손상이 적고 깔끔한 마무리가 가능하다;며 도루코의 세계최고 면도날 기술을 강조했다.백학기 대표이사를 만나 도루코의 역사와 미래, 향후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전쟁의 상흔이 채가시지도 않았던 농업사회였던 1950년대 면도날을 생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도루코는 1955년 동양경금속주식회사로 출발할 당시 지퍼와 연필 깎는 칼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6.25전쟁 이후 미군들이 사용하던 면도기가 한국에 들어오자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62년도 면도기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60년에 이르는 도루코의 장수 비결이 무엇에 있다고 생각하나?도루코의 장수비결은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의 신용을 제품의 품질로 보답하며 정직하게 지켜온 것이다. 특히 정직과 신용은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한다. 선대 회장의 경우 면도기 사업에 앞서 미곡사업을 하셨는데 전쟁 중에 피난 길에도 배낭에 돈을 짊어지고 일일이 돈을 정산하며 갈 정도로 정직과 신용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다.- 도루코는 2007년 휘어지는 6중날 면도기를, 최근에는 7중날 면도기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그 연구 개발 과정에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하다.6중날, 7중날 개발은 도루코의 좋은 면도날로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만드느냐에 중점 두고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다. 타사의 경우 날 가운데를 용접해서 만든 유사 제품이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도 복잡하다. 이에 비해 도루코는 강한 날을 바로 굽힐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이 기술은 가격이 월등히 낮고 공정이 훨씬 더 간소하다. 이 기술로 더 작은 공간에 6, 7중날 등 더 많은 면도날을 넣을 수 있게 되어 더 안전하고 깨끗한 마무리의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면도가 가능해졌다.사실 1980년대 후반 시장 개방으로 해외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경쟁력에 뒤쳐져 사업이 어려워졌다. 이에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연구 개발에 집중, 1997년도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현재까지도 연매출의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철저하게 자체 기술 보호를 해오고 있고, 또, 특수한 사업 분야라 국내 연구기관과의 연구도 한계가 있어 모든 것을 자체 내부 기술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10년 넘는 개발 과정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했고 최종적으로는 경쟁사의 핵심기술도 자체적으로 개발에 성공했다.그 과정에서 연구개발이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이 따랐으나 열정적인 도전과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연구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보람을 느꼈다.- 도루코만의 특수한 날 생산기술 개발 관련해서 연구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타사와 차별되는 좋은 면도날을 만드는 것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영화에 나오는 무사들의 보검을 생각해보라. 그런 명검은 오랜 세월 동안 두드리는 연마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면도날을 깎아서 만드는 경쟁사들의 제품과 달리 도루코는 특수 스테인리스강 재질의 면도날을 두들겨 만드는 단조공법을 이용한다. 이 기술은 오로지 도루코와 단 한 경쟁사 만이 보유한 기술이다. 이렇게 만든 면도날로 면도를 하면 수염을 더 깔끔하게 자를 수 있고 피부가 느끼는 감촉도 부담이 적어 더 편안하다. 면도날의 수명도 더 오래가는데 쇠가 더 단단해지고 조직이 치밀해져 내구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루코 백학기 대표이사는 ;도루코는 면도날 분야 세계 최고;라며 ;평균적으로 면도날 교체는 보름에 한번을 권장하지만 우리 제품은 수명이 길어 너무 오래 써서 걱정;이라고 미소 지었다.- 국가별;지역별로 특별히 사랑받는 도루코 제품이 있다면? 유럽, 미국, 호주 소비자들의 경우 3중날 이상의 고급면도기 제품이 크게 사랑 받고 있다. 중동과 남미 지역은 2중 날과 일회용 면도기의 월 판매 수량이 1억 2천여 개가 넘는다. 양날면도날도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권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솔직히 생산이 달려서 공급을 다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2곳 포함 총 6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용인과 베트남에 공장 증설 계획이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많이 똑똑하고 여러 제품과 비교도 많이 한다. 도루코에서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도루코의 기본철학은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정직하게 제품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디자인과 편리성도 마찬가지로 최고를 추구한다. 정직하게 실질적인 가치를 충실히 실현하는 제품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명품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목표이다.- 질레트, 쉬크 등 해외 경쟁사에 비해 도루코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도루코의 강점은 최고 수준의 날이다. 강하면서도 절삭력이 우수하며 피부에 손상이 적고 수염을 잘 자르고 오래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도날에 대한 노하우는 면도날의 강도와 나노미터 급 정교함에 있다. 사람의 수염은 같은 굵기의 구리선과 같은 정도로 질기고 단단하다. 그러나 물에 불리면 알루미늄 같은 강도를 갖게 된다. 도루코 면도날은 끝이 미세한 톱날구조로 되어있어 날이 수염을 만나면 뚫고 지나가며 깨끗이 깎이고 피부가 적게 밀려 표면 손상이 적고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또, 면도날 위에 다이아몬드와 같은 강도를 가진 얇은 코팅으로 정밀도를 더 보완했다.- 도루코의 향후 계획은?현재 프랑스의 오샹;까르푸, 미국 Sam;s Club;코스트코 등 유럽과 미국 PL(Private Label;유통업체 상표 부착 판매) 시장에서 도루코가 2위를 차지하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고 싶다. 앞으로 브랜드를 더 알려 온라인 비즈니스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마케팅 강화에 더 중점을 두고 싶다.글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arete@korea.kr 201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