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 한국의 문양과 색을 이어간다
▲ 조각보 베개는 볼수록 그 멋을 더하는 색감의 조화가 돋보인다.;(전통)문화는 이어가는 것;조각보로 침구 및 의류 공예품을 만드는 강금성 ;빈 컬렉션; 대표의 말이다. ;전통공예에 있어 무형문화재 선생님들과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평가한 그는 성인이 된 이후 조각보를 이용한 침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강금성 빈 컬렉션 대표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류와 침구에 조각보를 접목해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한국적인 문양과 색감이 살아 있는 조각보에 대해 강 대표는 ;부녀자의 정신이 이어져 내려온 산물이자 옛날 어려웠던 서민의 애환과 선비의 청렴 정신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그 어느 것도 풍족하지 않았던 옛날 작은 천 조각을 모은 뒤, 한 땀 한 땀 이어 붙여 필요한 물품을 만들어 내던 우리의 조상의 정신이 살아 있는 것이 바로 조각보;라고 강조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조각보가 접목된 목도리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경상북도 안동에서 세 명의 할머니 손에 자란 강금성 대표는 자연스럽게 할머니들의 바느질을 보며 자랐다. 그는 ;사돈댁에 같이 살던 외할머니가 한복을 지으시고 또 누에고치도 키우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직접 만든 조각보 누에고치 베개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조각보 침구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방한한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총재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선물 받은 조각보 스카프를 착용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 대표의 조각보는 침구에 머무르지 않았다. 조각보, 그리고 한국문화를 어떻게 현대사회에 어울리게 이어가야 하는 지에 대한 강 대표의 고민은 우연한 기회에 해답을 찾았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지난 2013년 크리스틴 리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방한을 앞두고 조각보 스카프 제작을 부탁했다. 이를 계기로 제작된 조각보 스카프에 대해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교수는 ;어떤 문명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모여 있는 것은 보기 힘들다;며 ;한국은 문화와 패션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조각보는 스카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의류에 접목되고 있다. 캐시미어 원단에 조각보를 접목한 숄과 목도리, 무릎 담요를 비롯해 의류, 유아의 배냇저고리, 버선, 모자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섬유제품에 조각보가 접목되고 있다. 조각보가 접목된 목도리와 숄의 경우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아세안 정상과 영부인들이 걸쳤다.▲ 강금선 대표는 ;조각보는 오랜 시간을 가지고 세심하게 한 땀 한 땀 작업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조각보의 문양을 보고 있으면 옛날 밭고랑이 떠오른다;는 강 대표는 ;인사동 매장을 찾는 외국인 손님들 가운데는 매니아 층도 있을 정도; 라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매일 1-2명의 외국인 손님이 들리는 인사동 매장에서는 조각보 무릎이불이 독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자랑하는 독일인 단골부터 매장을 들린 뒤, 고국으로 돌아가 이메일을 통해 대량으로 이불을 구입한 싱가포르 고객, 다양한 조각보 제품들을 둘러 본 뒤, 공방까지 찾아간 홍콩 고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화가 넘쳐난다.강 대표는 ;바람개비 문양의 조각보는 ;삶이 순탄하게 돌아가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문양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고 작업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각보 문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며 미소를 머금었다.글;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hanjeon@korea.kr▲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가구박람회의 한국 전통공예전에 전시됐던 조각보 무릎담요.▲ 조각보 베개 속은 누에고치 혹은 메밀로 채워진다.▲ 조각보 문양은 유아용 의류에도 접목되고 있다. 끝을 장식하고 있는 삼각형의 조각보 모양은 액운을 쫓는 의미가 담겨있다. 201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