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학 시리즈①] 한국소설, ‘어머니’가 중심이 된 가족을 그리다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 유명 소설들의 대부분이 '어머니'가 중심으로 서술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세계관과 가치관은 아이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 마지막까지 내 옆을 지키는 사람,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람 등이 떠오를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어머니는 어떠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편견들과 정당하지 못한 환상들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쉽게 어머니 또한 여자이며, 인간이고,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잊는다.2011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고 박완서 작가 추모기획전에서 시민들이 고인의 작품과 사진 자료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일인 가구'라는 새로운 용어는 오늘날 가족의 개념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가족의 의미가 축소되고 약해질수록 사람들은 행복한 가족에 대한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동경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가족의 의미가 많이 변화하였다해도 가족은 여전히 문학이 탄생하게 된 근원이며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박완서 작가의 '엄마의 말뚝'은 사람들이 노력만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중에 아들을 잃은 그녀는 어떠한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그녀의 꿈을 딸이 대신 이루어주기를 바란다. 아이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간섭과 압박 그리고 실추된 꿈의 상징으로서 모성애를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의 모성본능은 딸이 고등 교육을 받고 부잣집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를 강요하면서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다.올해 1월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의 딸인 호원숙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박완서 작가의 재능중 하나는 중산층 가족의 행복한 모습 뒤에 아무도 모르는 치명적인 상처와 더러운 욕망들을 냉혹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완벽한 주부의 모습 뒤에 숨어있는 이기심과 물질적 욕망들은 박완서 소설의 어머니의 모습에 항상 투영되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작가는 전쟁에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향한 양면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며 외로운 과부와 할머니로서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이야기는 딸이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어머니를 이해하며 끝난다.2011년 8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 작가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한국소설인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희생한 어머니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이 소설은 '어머니 신드롬'을 일으키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엄마를 부탁해'는 슬프고 불안정한 신모성사회를 생생하게 설명하며 많은 논쟁의 여지를 만들어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어머니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작가는 이 소설에서 '어머니' 또한 누군가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전통적인 모성애 가치관에 부정적인 비평가들조차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고백한다. 어머니는 여전히 연민의 모습인 동시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엄마를 부탁해'는 한국 가족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 21세기 최고의 역작 중 하나일 것이다. ; 원문 : Family: the decline of the patriarch, the rise of the matriarch By Jung Yeo-ul *Article from Korea Magazine (October 2012)정리: 해외문화홍보원 신해 newsun126@korea.kr 201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