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아시아학회, 세기에 걸친 한국과의 인연
한 나라에 대해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대인들이라면 인터넷 등 온라인매체에서 먼저 정보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상에서 한세기 넘게 한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전세계인들과 공유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해온 단체가 있다. 이 단체의 설립목적은 ;한국에 대한 연구, 전세계에 한국에 대한 관심을 증진,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전세계인들의 이해;를 돕는데 있다.왕립아시아학회(www.raskb.com/blog) 한국지부(RASKB)는 1900년에 선교사들이 추축이 되어 설립되었다. 호러스 알런 (Horace Allen), 헨리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호러스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 등이 바로 설립자들이다. 이들은 20세기 초 한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외국인들이다.왕립아시아학회에 의하면 이들은 영국 런던에 있는 아시아학회의 법령을 채택하고 ;왕립아시아학회;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왕립아시아학회 회원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불상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왕립아시아학회)현재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는 1천 여명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강의와 문화답사 프로그램, 그리고 학회지와 한국을 소개하는 책들을 영어로 출판하여 한국을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왕립아시아학회는 1965이후로 50여권의 한국관련서적을 직접 발간하였으며 250권의 한국관련서적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한국관련 영문서적을 판매하는 곳은 왕립아시아학회가 유일하다. 또 희귀서적을 포함한 1,500권의 다양한 한국관련 서적을 소장하고 있다.가장 최근 열린 강의로 5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의 객원연구원 케네스 로빈슨(Kenneth R. Robinson)의 강연이 있었다. 로빈슨씨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의 한일관계에 대해 강연을 했다. 특히 조선(1392 - 1910)이 일본과의 무역을 어떻게 다루었으며 일본무역상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신분을 바꿔왔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로빈슨씨는 조선이 점차적으로 세부적인 규정들을 만들고 일본 무역상들을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무역상들은 이러한 등급을 역이용하고 신분을 바꾸어 유리한 조건에서 거래를 계속하려 했던 것이다.▲2012년 주한미대사관저에서 열린 왕립아시아학회 가든파티에 참석한 왕립아시아학회 회장 안선재교수(오른쪽)와 성김 주한미국대사 (사진: 왕립아시아학회)왕립아시아학회 회장인 안선재(An Sonjae) 서강대 명예 교수는 ;130여 년간 우리는 많은 일을 해왔다;라며 이 단체가 하는 일은 한국에 대해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안교수는 왕립아시아학회가 세계최초로 설립된 한국학연구단체라며 ;우리는 전세계가 한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때 한국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안선재교수는 1969년에 프랑스에 있는 수도원인 테제공동체(Taize Community)의 수사가 되었고 1980년 고 김수환추기경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영국출신인 그는 안토니수사(Brother Anthony)라고도 불리고 있다. 1994년 한국으로 귀화하였다.안교수는;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왕립아시아학회 회원이자 컨설턴트인 톰 코이너(Tom Coyner)씨는 이 단체가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에서의 생활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데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코이너씨는 ;왕립아시아학회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그들만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국을 경험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왔다;고 밝혔다.하지만 130년의 역사를 가진 왕립아시아학회도 세월의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 최근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은 왕립아시아학회보다 인터넷에 더 의존하기 시작했다. 왕립아시아학회는 도전에 많은 직면해 있다.안교수는 ;인터넷에는 한국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며 ;이제 한국을 여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우리가 굳이 데려갈 필요가 없다. 거리 사인도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되어 있다;라고 말했다.이러한 변화를 겪으면서 왕립아시아학회는 자신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 안교수는 ;우리는 한국의 참모습을 배우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강남스타일;이 한국의 전부는 아니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내용은 얕은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문화답사에 나선 왕립아시아학회 회원들이 경상북도 안동의 전통가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왕립아시아학회)이로 인해 한국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보다 깊은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왕립아시아학회의 새로운 임무가 되었다. 4월에 열렸던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의 북한에 대한 강연은 수백 명의 관중들을 끌어 모았다.강연의 주제는 북한의 여성들이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사회가 다양한 종류의 개인비즈니스들에 의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개인사업자들이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는 달리 막 태동하고 있는 시장경제가 북한에서는 여성의 지위향상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의들이 왕립아시아학회의 새로운 얼굴이 되고 있다.5월 14일 강연에 참석한 코이너씨는 ;이러한 강연들이 한국인들과 외국인 모두에게 좀처럼 얻기 힘든 통찰을 제공한다;며 ;한국 문화, 역사,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주한 외국인 매니저들이 한국인 스태프와 고객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임재언 기자, 코리아넷jun2@korea.kr 201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