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독일대사, 양극화 문제 해결 위해 경쟁력강화, 재정 튼튼히 해야
롤프 마파엘(H.E. Rolf Mafael) 주한독일대사는 한-독수교 13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한국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재정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마파엘 대사는 한국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크게 확대하고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주한 독일대사로 부임한 마파엘 대사는 ;독일문화가 한국에서 갖는 높은 인지도 덕분에 (한국에 와서) 자신의 모국에 대해 더욱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1년 간의 한국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가 인터뷰를 마치고 성북동 대사관저의 정원에 서 있다. (사진: 전한 기자)양국 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마파엘 대사는 ;양국간의 학생 및 과학자 교류를 늘리고 한국에 독일어 교육을 확산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을 찾는 독일유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하면서 독일학생들이 한국에서 ;독일에서는 잊혀진 많은 중요한 가치들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마파엘 대사는 하이델베르그와 베를린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만하임(Mannheim)에서 검사로 일하다 독일외무성에 입사해 외교관의 길을 걷게 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나토 상설대표부, 유럽정책조정과장, 유럽국 담당관 등 외교관으로 주요 요직을 두루 걸친 마파엘 대사를 2일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독일연방공화국 대사관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Q: 한-독수교 130주년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에 대해 말해 달라. 한국과 독일이 경제, 과학, 문화 등 전반에 걸쳐 교류를 더 확대할 수 있을지?A: 올해는 한-독수교 130주년 일뿐만 아니라 한국 광부, 간호사 파독 50주년이기도 하다. 올해는 두 나라간의 친밀한 관계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특별한 해다.최근 25년간 양국의 관계는 매우 역동적으로 발전해왔다. 경제면에서는 양국간 교역규모가 2002년 미화 120억 달러에서 2012년에 2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을 찾는 독일관광객도 같은 시기에 5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두 배나 늘었다.한국과 독일 양국이 G-20 파트너로서 앞으로 더 발전된 관계를 희망한다.▲마파엘 대사가 정원에 있는 조각상 옆에 서 있다. (사진: 전한 기자)Q: 2013년 7월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된지 두 돐이 된다. 독일은 FTA 발효로 무엇을 얻었나? 그리고 한-EU FTA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A: 한-EU FTA는 한국과 유럽 모두에게 획기적인 발전이며 FTA의 모범이라 말할 수 있다. 관세인하로 혜택을 본 상품들만을 볼 때, 교역이 양방향으로 모두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전체적인 수출입통계만을 보면 마치 유럽이 한국보다 더 많은 이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에 불구하다. 이것은 유럽의 경기침체로 인해 새로운 (한국산) 선박에 대한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독일의 경우 자동차산업과 음식산업이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 특히 독일의 음식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최근 급속하게 성장해 왔다.하지만 2년이라는 기간은 FTA의 성과를 따지기에는 너무 짧다. 그리고 아직도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앞으로 비관세장벽 관련 사안들이 어떻게 논의될지 주의 깊게 지켜볼 생각이다. 자동차 및 금융서비스 관련 사안들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독일은 자동차 부품 수입 규제문제, 특히 안전장치와 관련된 부품들에 대한 규제가 빨리 완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들도 분명히 혜택을 볼 것이다.Q: 한국에서는 양극화 해소와 중소기업육성과 관련해서 ;독일모델;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독일모델이 한국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가?A: 물론 한국 정치인들이 한국 실정에 맞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수출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한국의 산업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독일은 중소기업 육성과 관련해 기꺼이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복지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독일모델의 여러 가지 면을 깊이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독일과 스웨덴의 모델 등 다양한 사례들 중에서 한국이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재정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복지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마파엘 대사가 대사관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Q: 한국정부가 고용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역시 시간제 고용을 늘리고 일자리나누기를 통해 고용률 70% 를 달성한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이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률을 높일 수 있을까?A: 한국정부는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최근 한국의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정부도 ;시간제 정규직;을 늘려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이미 발표했다.한국과 독일 모두에게 가장 큰 도전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다.독일은 여성의 경제활동, 임금과 근무조건의 평등에서 있어서 아직 많이 뒤떨어져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증가시키는 일은 어린이 집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과 상관 관계가 깊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는 양국 모두에게 커다란 과제다.독일의 중소기업들은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들은 수준 높은 근로자들, 특히 여성들을 고용한 경우, 이들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1년 단위로 근무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가령 첫 해에 초과근무를 많이 하고 그 다음해에 아이를 가져서 하루에 8시간보다 근무를 덜 할 경우 전년에 했던 초과근무시간과 상쇄할 수 있다. 이 같은 근무방식은 여성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한 주나 월 별로 근무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단위로 근무시간을 산정하는 것이다.Q: 올해는 광부, 간호사 파독 50주년이다. 한국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로 이주하면서 전에 없었던 대규모의 인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교류가 한-독 관계와 독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A: 광부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양국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중요한 네트워크다. 주한독일대사로서 광부, 간호사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사는 이들의 친척, 가족들과 거의 매주 연락을 하고 있다.물론 파독 광부들과 간부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동화하는 모범사례다. 이들은 독일로 집단 이주한 첫 번째 비유럽인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독일에서 잘 적응했다.현재 4만 여명의 한국인과 한국계 독일인들이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재독 한국인들은 매우 능률적이며 독일사회에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Q: 한국의 청소년들은 독일 음악을 듣고 부르며, 또 괴테, 헤세, 하이네의 작품을 즐겨 읽는다. 양국간 문화소통을 한층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A: 서울만큼 이렇게 많은 독일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갖는 도시는 아마 없을 것이다. 또 독일문학이 한국만큼 많이 알려져 있는 나라도 별로 없다. (주한 독일대사로서) 이런 현상이 계속 유지되기를 희망한다.한편으로 한국문화를 독일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한-독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한국주간 행사가 함부르크에서 있었고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열릴 예정이다.한국에서는 독일문화가 잘 알려져 있는데 반해 독일에서는 한국문화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문화적인 것 외에도 언어, 학생 및 과학자 교류를 늘리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한 세대 전에는 많은 한국 고등학생들이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하지만 독일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숫자가 2008년에 3만 명에서 최근 1만6천명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여전히많은 대학생들이 독일어를 배우고 싶어한다. 그런 이유로 주한 독일대사관은 괴테 인스티튜트 (Goethe-Institut) 랭귀지 센터를 한국의 5대도시인 서울, 인천, 대전, 부산, 그리고 광주 에 세울 계획이다.현재 독일은 한국에 있는 학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독일에서 선생님들을 이들 학교로 파견하고 있다.나의 목표는 양국간에 높은 수준의 협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학생과 과학자들의 교류를 늘리고 싶다.한국에서 독일로 유학을 오는 학생수가 한국으로 오는 독일 유학생 수보다 열 배나 많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을 찾는 독일유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가지고 독일에 돌아가면 그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나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독일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에 대해 배우기를 바란다. 그러면 새로운 세대가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또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독일에서는 잊혀진 많은 중요한 가치들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주한 독일대사로써 나의 목표를 함축해 말하면 양국간 학생 및 과학자 교류를 증가시키고 한국에서 독일어 교육을 확산시키는 것이다.Q: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는 독일문화의 영향이 매우 많이 남아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A: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너무나 행복했다. 우리가 정말 환영 받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에 온 이후로 나의 모국인 독일에 대해 더욱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웃음). 한국에 살게 되면서 나의 조국을 더 존경하게 된 것이다.양국이 협력을 통해 이런 긍정적인 이미지와 전통이 앞으로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과학과 기술, 그리고 경제 모든 면에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더 많은 독일인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을 벤치마킹 할 수 있기를 바란다.▲마파엘 대사 뒤로 독일과 EU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Q: 한국에 부임한지 1년이 되었다.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했나? 그리고 좋아하는 한국음식, 문화, 관광지가 있다면?A: 나의 첫인상을 말하자면 한국이 정말 아름다운 나라이며 서울은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첫 여행지는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화성이었다. 한국에 온 지 두 번째 주말에 화성을 둘러보았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낙산사이다.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우리는 거의 매주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 우리는 거의 모든 한국음식을 사랑한다. 지난 주말에는 사찰음식을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고 물론 건강에도 유익했다. 만약 한국을 떠나게 되면 다양한 한국음식이 가장 그리울 것이다.Q: 독일 맥주나 음식, 관광지를 추천해 달라.A: 독일맥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독일 와인을 소개하고 싶다. 독일 와인은 엄격한 관리로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한-EU FTA 이후 시장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관광지로는 좀 덜 알려진 삭소니(Saxony)나 베를린 주변, 그리고 드레스덴이나 바이마르 (Weimar)를 추천하고 싶다. 정말 흥미로운 곳이다.그리고 최근에 독일-한국포럼이 고슬라(Goslar)라는 도시에서 열렸는데 이 곳은 아주 잘 보존된 중세 도시다.▲마파엘 대사가 붉은 곰 조각상 옆에 서 있다. (사진: 전한 기자)임재언 코리아넷 기자jun2@korea.kr
2013.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