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이 주목한 교황 방한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교황의 행보에 외신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세계 주요 언론은 이번 방한의 의미와 교황의 행보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하였다.▲ 15일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한 교황의 모습.영국 BBC, 프랑스 AFP,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력언론들은 한국 방문이 신자의 수는 전 세계의 3%에 불과한 5백40여만명이지만, 유럽과 미국의 둔화되는 신자의 감소세와 비교해 놀라운 성장률과 그 역할에 대한 기대에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AP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자력으로 태동한 한국의 천주교 역사를 부각시키며, 필리핀 방문에 앞선 한국 방문에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블룸버그 통신은 ;과거 수천 명 크리스천들을 죽기까지 고문했고 지금은 불교도가 다수인 국가에서 볼 수 있는 그 같은 광경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로마가톨릭 교황으로서는 15년 만의 첫 아시아 방문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이에, 바티칸 측은 이번 방한을 15일 대전에서 열리는 가톨릭 최대 축제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중국과 함께 아시아 교세 확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며, ;교황이 한국만이 아닌 전 아시아 대륙에 이야기하려고 한국에 간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한국 방문을 위해 중국 영공을 통과한 이례적 여정은, 영국 BBC, 홍콩 d,;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1949년 이래 단절된 교황청과 중국 정부와의 관계에 많은 해석을 불러일으켰다.영국 로이터 통신은 천주교 ;아시아뉴스;의 편집장인 베르나르도 세르벨레라 신부의 말을 인용하며, ;이것은 확실히 데탕트의 신호이며, 중국 지도자가 교황의 인사말에 답변한다면 이는 진정한 기적;이라고 보도했다.중국 환구시보 또한 콩천옌 중국 저장 사회주의학원 부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을 통해 근거리에서 중;러 양국 천주교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양국 정부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AP, CNN, BBC 등은 광화문 광장 124위 시복식, 성지 방문,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해미성지 방문 등 현지 상황의 생생한 모습을 여러 차례 생중계함으로써 비중 있게 다뤘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124위 시복식.▲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7일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안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나아가, 최근 한국 사회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프랑스 르몽드와 로이터 통신은 각각 한국을 30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여 ;여전히 상처를 입은 나라;, ;막대한 부 옆에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는 나라;라고 묘사하며, 한국 중산층의 위기의식과 경제성장 과정에 대해 집중 보도하였다. ▲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15일자 뉴욕타임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상처로 고통받는 대한민국을 어루만지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 신문은 ;교황, 한반도 평화 기원과 세월호 참사 애도; 제하의 기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격식을 차리지 않는 겸허한 몸짓으로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방한기간중 소형차 쏘울을 이용한 것을 두고 ;교황이 쏘울(soul)을 탄것은 영혼(soul)으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Soul Soul Seoul;, ;교황이 허영심과 교만함을 배격한 것은 물론,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감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한 네티즌의 발언을 인용했다. 또한 ;교황이 300명 이상이 숨진 세월호 참사로 수개월간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에 도착한 첫날 희생된 학생의 아버지 등 유가족 4명을 만난 자리에서 ;내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북한 가톨릭 신자 초대와 위안부 여성의 미사 참석 또한 외신들의 주 관심사였다. 미국 언론은 북한에 전달한 메시지에, 일본 언론은 위안부 관계자들의 만남에 각각 주목했다.▲ 18일 명동성당 미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는 교황의 모습.교황의 방한일에 맞춰 방사포를 발사한 북한에 대해 CNN, Los Angeles 타임지 등 미국 주요 언론은 ;교황의 기도에 어떤 응답의 징조도 없는 북한;, ;평화를 위한 교황의 호소;등의 제목 아래, 미사 거절 및 교황의 남북화해 촉구 발언을 보도했다.프랑스 르 피가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일같이 작은 언행을 통해 자신의 방한을 세대가 바뀔수록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불꽃을 재 점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일본 언론은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피해자들이 초청받은 사실을 중점 보도하며, 교황의 위안부 문제 언급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14일 오전 서울 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으로 시작된 그의 일정은 18일 서울 명동성당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교황이 방한기간 소박한 자세로 많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면서 교황이 평소 보여 온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선보였다고 평가했다.19일자 워싱턴 포스트는 바티칸시티발로 ;중국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계 평화와 인간 존엄성을 나타내는 힘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리오넬 젠슨 미국 노트르 데임(Notre Dame) 대학교 교수의 언급을 인용하며 바티칸과 중국과의 긍정적인 교류의 조짐을 예견했다. 이 신문은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의 ;중국은 교황을 서방 이익의 대변하는 자나 유럽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자가 아니라고 본다;는 발언을 덧붙이며 먼저 중국에 손을 내민 교황의 언행에 주목했다.이와함께 ;아시아에서 천주교가 장래에 성장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교황의 한국 방문이 앞으로 촉매제로 작용한다;면서 ;교황이 한국에 체류한 효과가 조약돌이 연못에 일으킨 잔물결로 이해돼야 한다.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상당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황이 노리는 효과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젠슨 교수의 평가로 끝을 맺었다.이정록;이승아 코리아넷 기자Jeongrok@korea.kr 201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