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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0.06.15

문화홍보관으로 LA에서 겪은 장면 10

"Last year's Korean Cultural Day was one of the most memorable events we have had in years in Cedar City and many of our residents still talk about it with excitement…"
아직도 주민들이 작년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꼭 와달라는 유타주 Cedar City의 Joe Burgess 시장의 편지가 얼마전 LA 한국문화원에 도착했습니다. 또 이어서 시장들간에 이야기가 있었던지 네바다주의 Henderson City의 Andy Hafen 시장도 극장과 숙박을 모두 제공할테니 Cedar City 오가는 길에 자기 시에도 들러 한국문화 공연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런게 문화홍보관의 보람입니다.
문득, LA에 부임한 지 한 달만인 작년 9월에 있었던 유타에서의 공연과 그때의 감동과 보람이 되살아나면서 마치 슬라이드쇼처럼 지난 몇 개월간의 몇몇 장면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납니다.

# Scene1 : Cedar City 문화홍보활동

LA, 뉴욕, 워싱턴, 시카고 등 교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한국음식, 한국공연 등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내륙에 들어가고, 교민들이 많이 없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한국이라는 나라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가끔 우리는 미국땅의 내륙으로 들어가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엽니다. 작년 가을, 네바다주 사막을 가로질러 대형버스를 함께 타고 온 전통무용단과 현대무용가, LA에서 활동중인 국악공연단은 유타주의 페스티벌로 유명한 도시 Cedar City의 Heritage Theater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습니다.
Cedar City의 Heritage Theater
지은 지 7년이 되었다는 이 극장은 좌석이 1,100석인데 아직 한번도 만석이 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올 지 걱정하면서 리허설 중인 공연단과 한복패션쇼 모델로 나선 이곳 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는 문화원 직원과 한식을 준비 중인 자원봉사자들을 뒤로 하고, 저는 저의 개막연설을 한 모퉁이에서 연습을 합니다.
행사 시작 무렵 이미 객석은 꽉 찼고, 극장 밖에도 줄을 길게 서 있습니다. 아, 그 감동이란! 잡채, 불고기, 김치, 떡을 너무나 맛있게 먹고 저희들이 준비해 간 한국소개 자료를 유심히 보는 사람들을 봅니다. 시장이 저를 인사시킵니다. 저는 오늘 공연을 소개하고 이곳 주민들에 대한 감사를 전달합니다. 아, 이 사람들의 반응이란! 이곳에서 공연하는 기쁨과 감사를 전하는 진심이 전달되었는지 정말 열렬한 호응과 반응을 보여주었고, 시장은 무대 뒤에서 저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관객들은 국악, 무용의 장면마다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질 정도로 열렬한 반응을 보였고, 한복패션쇼는 비록 그곳 상공회의소 회장과 고등학생들이 모델로 나선 아마추어의 그것이었지만, 그들은 즐겼고, 한국을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참전용사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지요.
공연을 마치고, 입구에서 그곳 주민들과 인사를 합니다. 한국을 이 만큼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떠나갑니다. 텅 빈 극장에서 정리를 하면서 공연단과 행정지원을 한 우리들은 마치 국가대표가 되어 메달을 딴 것처럼 뭔지 모를 벅차오름을 느낍니다. 이 느낌! 보람이라는 말도 포함하는 이 느낌을 찾아 앞으로 계속 일해 나갈 것을 예감하기도 합니다.

# Scene2 : LACMA 한국관

문화원이 위치한 곳은 Miracle Mile이라고 불리는 Museum Row입니다. 이곳에서 넉넉히 15분만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서부 최대의 뮤지움인 LA County Museum of Arts가 있습니다. 이곳에 한국관이 번듯하게 들어섰습니다. 몇년전 워싱턴의 스미소니언박물관 한국관을 보고 무척 실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LACMA에 한국관이 크고 잘 정돈된 형태로 단장을 해서 재개관을 했습니다. 작년 국보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이곳에 전시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얼마전 르누와르 전이 LACMA에서 있었고,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재개관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한국관을 찾는다는 것은 담당 큐레이터로부터 들었지만, 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하고 조심스레 한국관에도 가보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이 그곳을 천천히 관람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있고 체계적으로 잘 전시된 한국의 유물들을 현지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문화홍보에 있어 아주 큰 힘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일하고 있는 문화원도 좋지만 보다 효과가 있으려면, 이곳의 LACMA, Getty Museum, MOCA (현대미술관) 같이 주류사회의 대형 박물관, 미술관을 통해 한국관련 전시를 자주 개최할 수 있도록 교섭을 하고,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Scene3 : 산타모니카 할로윈 거리공연

산타모니카 할로윈 거리공연
원장님은 문화원으로 사람을 불러모으는 홍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자고 하십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리궁싯 저리궁싯 하는데, 작년 할로윈을 앞두고 문화원 직원중 한명이 "할로윈인데 우리도 탈 쓰고 한번 놀아볼까요?"라고 제안합니다. Why not?
그 날로 할로윈때 탈 쓰고 현지인들 축제 때 자연스레 어울려 우리도 한번 놀아볼 작전을 짭니다. 장소는 한국의 대학로와 같은 곳인 산타모니카 3가의 프로미네이드라는 곳으로 하고, 시청에 거리공연 permit을 신청합니다. 공연자를 구하고, 콘텐츠진흥원에 이야기해서 뿌까 대형인형도 준비를 합니다.
할로윈날 현장에서 '이게 되려나, 혹 개망신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무조건 프로미네이드 거리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꽹과리를 한번 울려봅니다. 탈을 뒤집어쓴 무용단원들이 얼쑤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춥니다.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서 빙 둘러섭니다. 이제 한 마당을 펼치기에 충분합니다. 10분정도 공연하니 레파토리가 떨어집니다.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고 다시 제 갈 길을 갑니다.
잠시 쉬는 공연단에게 보여줄게 더 없냐고 묻습니다. 좀 더 길게 해보라고 합니다. 다시 공연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다시 모여듭니다. 새로운 관객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외국인 아주머니가 탈춤 추는 사람들 뒤에 서서 따라 춤을 춥니다. 공연단은 정해진 레파토리는 끝났지만, 문화원 부원장이 "좀더 좀더" 하면서 째려보고 있으니,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각자의 개인기를 선보입니다. 반응이 좋습니다.
공연팀은 몇번씩이고 같은 공연을 되풀이 합니다. 허가 받은 공연시간을 다 채우고, 뭔가 가능성을 발견한 느낌에 설레입니다. 적절한 계기에 거리에 나가서 공연을 하는 것이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접촉할 기회를 주는데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외국사람들 문화원으로 불러모으는 것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꽹과리 한번 치면 빙 둘러서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다음 할로윈 때도 더 준비를 잘해서 여기에 오고, 헐리우드나 베블리 힐스 로데오거리에서도 계기만 되면 한번 놀아볼 참입니다.

# Scene4 : 문화산업…계속 부딪쳐 봅니다

지난 연말 노신사 한 분이 문화원을 찾아오셨습니다. 그 분은 LA에서 한국영화제를 부산영화제처럼 키워보시겠다면서 제대로 된 영화제를 한번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노신사는 영화판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정창화 감독이었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 분이 일찍이 홍콩에 진출했었고, 헐리웃에도 이미 그의 영화가 개봉되어 큰 인기를 얻은 감독이었고, 임권택 감독과 오우삼 감독을 수십년 전에 데리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LA 인근에서는 소규모 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경우가 가끔 있고, 문화원에서 그 상영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한국영화제를 해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제게도 있었습니다. 정 감독의 소망은 이제 저에게도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영화제는 우여곡절 끝에 올 3월 개최되었고, 성대한 개막식이 헐리우드 한복판 이집션 극장에서 있었습니다. 성공적이었던 개막식과는 달리 영화제 기간 내내 흥행은 그리 잘 되지 않았지요. 그러고 보면 부산영화제 때 극장을 가득 메우는 부산시민들이야 말로 부산영화제 성공의 가장 큰 공로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톨레도의 건축물
이번 영화제는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 영화제 기간내 진행상황 등등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영화판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도 좀 더 이해하게 되었구요. '우여곡절이란 보다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가르치기 위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소설 바리데기에서 말하던데 정말 우여곡절을 겪고 나니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A에는 Hollywood가 있습니다. 전세계 문화산업의 중심지가 있는 곳에서 문화원을 운영하다보니, 헐리우드와 관계된 어떤 실적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8개월째를 보내고 있는 지금도 그곳의 문은 두텁고, 높습니다.
문화원장을 필두로 콘텐츠진흥원 LA지사, 영진위 LA사무소가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문화산업 관련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현재 주안점을 두는 것은 Networking과 Location유치입니다. 헐리웃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 등 Korean-American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Dari Award라는 상을 제정해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산업을 연결하는데 기여한 개인과 업체를 시상하고, 이 사람들을 지한파, 친한파로 육성해 나가거나 세계최대 영화판매 시장인 AFM (American Film Market) 행사장 바로 옆에서 Korean Film Night 행사를 개최해서 사람들을 서로 소개한다든지 하는 Networking에 일단 힘을 쓰고 있습니다.
 

# Scene5 : 타깃 그룹을 집중 공략하다

그제 아침 저는 문화원 3층 아리홀 객석에 초등학생들과 함께 앉았습니다. 문화원에는 거의 매일 미국 초중고생의 필드트립이 있습니다. LA 한국문화원의 가장 큰 사업 중의 하나가 이 학생들 대상 필드트립입니다. 연간 150개 학교에서 8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는 이 행사는 앞으로 문화소비자가 될 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Rick Philips가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한국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 생각보다 적습니다. 40여명의 학생 중 겨우 두 사람만 손을 듭니다. 다 알 것 같은데 의외입니다. 그외에도 태권도, 김치가 답인 쉬운 질문을 하지만 제대로 답을 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Rick은 저에게 어떤 학교는 한국에 대해 아는 학생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잘 모른다면서 미안해 합니다. 웬걸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소중한 것이지요.
Rick은 우선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와 간단한 인사말을 가르쳐 줍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담은 Image of Korea라는 13분짜리 영문 홍보영상을 틀어줍니다. 아이들은 메모도 하고, 유심히 새로운 나라에 대한 정보를 듣습니다. 아마도 숙제로 뭔가를 써서 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을 따라 2층의 전시장에 전시된 미술품 구경도 하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1층은 상설전시장으로 작은 박물관입니다. Rick은 한국의 지도도 설명하고, 한국의 의식주에 대해서 설명을 해줍니다. 한참을 이곳에서 머문 아이들은 옆집인 Korea Center 1층 전시실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한국 문화산업을 보여줍니다. VFX기술, 영화도 인기지만 뿌까나 마시메로 등 만화캐릭터를 전시한 것과 한국의 게임이 가장 인기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것들이 모두 한국산이라는 것에 놀랍니다.
Rick은 아이들에게 거북선이나 왕관 같은 기념품을 나눠주고 다시 한번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을 가르쳐 줍니다. 아이들은 저에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하면서 웃으며 재잘거립니다.
아이들 말고도 문화원에서는 정기적으로 두 성인그룹을 대상으로 한국 역사문화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미국 공립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희들의 주 타겟그룹입니다. 선생님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해주고, 직접 체험하게 합니다. 올 1월에 두번 했고, 이번 여름방학때도 3-4일간 할 예정입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한국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LAPD(LA경찰) 대상 교육
또 한 그룹은 LAPD(LA경찰)입니다. 한인타운을 관장하는 이들은 한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해서 좀 많이 알려주고 싶어서 이 행사를 하는데 LAPD에서도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경찰들에게 한국문화, 역사, 이민사 등을 알려주고, 조그만 카드를 나눠줍니다. 그 카드에는 경찰이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사람을 대할 때 한국말로 전달해야할 기본적인 내용 몇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효과가 좋아서 교육에 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LAPD 전체에도 나눠줬습니다.

# Scene6 : 세종학당

세종학당 학생들도 휘리릭 지나가는 기억의 한 단면입니다. 문화원에서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데, 무척 인기가 좋습니다. 수강신청 때마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때가 많습니다. 이 학생들과 함께 연말에는 한국노래자랑 대회를 열었고 올 정월대보름 행사때는 제기차기, 윷놀이도 같이 했었습니다. 제기차기를 신기하게도 좋아하더군요.
이곳의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한국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국이 좋아서, 이곳에서 한국인들과 대화하기 위해, 한류 음악, 드라마 때문에 배우러 오는 사람들입니다. 미국인들이 한국말을 배우면서 함께 문화를 배우는 이 프로그램은 자발적으로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룹이라는 점에서 충성도가 높은 고객집단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관리를 잘해줘야할 그룹입니다. 지금도 있는 세종학당 출신 한류매니아들인 "한류서퍼"를 좀 더 키워봐야겠습니다.
세종학당

# Scene7 김치, 소주, 막걸리

지난 3월에는 한덕수 주미대사님이 FTA 비준 홍보를 위해 LA에 오신 참에 헐리우드 문화산업 관계자들과 만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만찬참가자들이 원해서 한식당에 모였습니다. 와인을 할 지 여부를 물어보니 Hollywood Report 발행인인 Eric Mika가 한식에는 당연히 소주를 마셔야 한다면서 소주를 주문합니다.
또한 요즘 한국 막걸리도 맛있으니 먹어보자는 말에 모두 찬성. 문화산업과 관계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동시에 소주와 막걸리도 오락 가락 합니다. 이 장면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소주와 갈비, 김치를 알고 즐기는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문화원에서는 지난해에 한식시식회, 한식세계화를 위한 한식당 종업원, 주방장, 주인 워크샵 등을 개최한 바 있고 각종 문화원의 전시나 공연 리셉션시 한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얼마전LAPD 워크샵 때 그동안 제공하던 도시락을 비빔밥으로 한번 바꿔 봤습니다. 그 인기는 대단했고, 그 다음 워크샵 때는 비빔밥을 먹으러 한번 더 참가한 경찰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5일에는 김치와 관련한 재밌는 행사를 하나 개최합니다. 이곳의 한인 영화감독 한 분이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세지는 뽀빠이의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김치워리어"라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계속 올리고 있고, 제법 인기가 있습니다. 김치를 먹고 힘을 내 태권도를 주 무기로 삼는 이 히어로를 한번 키워보고 싶습니다. 아직 먼길일지 모르지만 문화원에서 이 김치워리어 스크리닝 행사를 합니다.
감독은 이 동영상을 바탕으로 실사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One Source Multi Use 계획을 그날 발표하고 투자를 받고자 합니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김치와 태권도 홍보에 이만한 영향력을 가진 것도 없을 겁니다. 지금은 성공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 부딪쳐 보기로 합니다. 관계자들을 초청했는데 벌써 150명 이상이 RSVP를 보내왔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것이 일조일석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코리아타운 한식당과 aT센터, 문화원 등 각 기관이 하는 노력들이 하나 하나 쌓이고 쌓이면 언제고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믿습니다. 그만큼 우리 음식은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 Scene8 문화홍보 + 국정홍보

문화홍보관에게 주어진 또 다른 일은 국정홍보입니다. 문화홍보를 잘하면 그 자체가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로 이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문화홍보 외에도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만한 일은 또 찾아서 해야합니다. 최근에 몇가지 일을 한번 시도해 봤습니다.
문화홍보와 국정홍보
LA의 한 환경단체와 LA시의회에서 청계천 복구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LA강 복구 여론을 환기시키고자 친환경적인 강복구 성공사례인 청계천 복구팀에 상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이런 기회를 그냥 흘릴 수는 없죠. 이들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더니 4대강 팀도 함께 초청하고 싶어합니다.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팀과 국토해양부의 4대강팀이 LA에 왔습니다. LA River에서 환경단체, 미국언론과 한국언론, LA시의원과 롱비치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청계천물과 LA강물의 합수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문화원과 LA시청에서 환경단체 관계자 및 시청관계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청계천사업과 4대강사업에 대한 설명과 진지한 질의응답을 하였습니다. LA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청계천팀이 대상을 받고, 4대강팀이 다시 한번 그곳을 가득 메운 주류인사들에게 4대강 사업과 녹색성장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했지요.
또 이명박정부 출범 3년을 맞이해서 UCLA와 함께 "Contemporary Korea"라는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는데, 한국의 현대사가 다소간의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발전의 역사'였다는 점을 집중 조명하고, 특히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과 G-20유치 등 국격을 높여가는 모습을 강조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다만, 현지언론에서는 잘 받아주지 않았지요. 이곳 현지언론들은 서울에 있는 자기네 특파원이 쓰는 기사가 아니면 왠만해서는 한국관련 기사를 잘 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호적인 관계를 좀 맺으려고 해도 잘 만나주지 않고, 만나서 밥을 같이 먹어도 규정상 밥값을 꼭 자기들이 내야한다면서 밥빚을 질 생각도 안하더군요. 깍쟁이 같기도 하고 친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헐리우드처럼 언론계도 벽이 높고,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역시 헐리우드처럼 계속 부딪치면서 한 뼘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Scene9 : 문화원 건물 외벽 재단장

문화원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자산입니다. 이곳에서 각종 전시, 공연, 상영, 세미나가 열리고 한국문화 접촉의 산실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 건물의 앞벽은 중세식의 양각이 두드러지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보였지만, 주차장면의 뒷벽은 그냥 회색빛의 우중충한 채로 있었습니다.
문화원 측면의 한국문화나 한류를 알리는 대형포스터를 최신버전으로 교체하고, 문화원 주차장면 뒷벽 - 사람들은 이곳으로 출입합니다 -을 한국적인 어떤 문양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했지요. 그래서 짜자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문화원 건물 외벽 재단장
공사이후 문화원을 찾는 사람들이 문화원이 너무 예쁘게 바뀌었다고 말해줄 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문화원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볼 때 공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산뜻한 이곳으로 들어갈 때 더 열심히 일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에도 영향을 미치는 법이니까요.

# Scene10 : 사람에게서 기회를 찾는 열린 문화원

문화부 출신이 아니면서 문화원에 와서 일을 하기 때문에 원장님으로부터 처음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지만, 가장 큰 가르침은 아마도 열린 자세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막상 일을 하다보면 작년에 계획한 사업만 집행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수요와 요구가 있습니다.
문화원에는 많은 분들이 나름의 사업계획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문화원에서는 만나자는 분들은 외국인이든, 교포든 모두 만나주고, 무슨 말씀을 하는 지 진정성을 가지고 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이 분들이 가지고 오는 계획들은 우리가 일부러라도 찾아서 만들어야 하는 사업들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계획된 사업들을 집행하면서, 새로운 사람에게서 기회가 있으면,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LA 한국문화원 직원
그런 사업들이 얼마전 개최한 Korea-Japan Festival, LA 한국영화제, 청계천 및 4대강 홍보, 입양아 단체 초청 한국문화 홍보, 한국 퓨전국악팀 공연, 6.25 60주년 기념전시 등입니다. Korea-Japan Festival은 한국과 일본커뮤니티에 모두 관계하시는 분의 제안으로 일본문화원과 함께 공동개최한 행사입니다. 양국간의 영화, 공연, 음식을 교류하고, 양국의 고객집단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산상의 제약이나 기획의도가 문화원에서 할 일과 맞지 않아서 찾아온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가시는 분도 계시고, 그분들 중에는 문화원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난을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진심으로 듣고, 소상하게 사정을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해 주시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돈이 없어서 하지못한 Beverly Hills Fashion Week나 LA Book Festival의 세계문화 공연 프로그램은 반드시 내년에는 하고 싶은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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