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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0.06.15

‘황금의 초원길’에 한국문화를 심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남으로는 우즈벡,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서쪽 국경은 카스피해에 연하고 있어 바다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이란과 연결된다. 실크로드의 북쪽 루트인 카자흐스탄 서북쪽의 우랄스크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다. 서기 751년 고구려출신 고선지 장군이 원정한 사라센제국과 동서양의 패권을 다툰 탈라스 전투의 무대가 이 곳으로 전략적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 외부 문화에 대한 카자흐민족의 개방성이 더하여져 카자흐스탄은 동서를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카자흐스탄은 광활한 대초원의 나라다. 초원을 따라 유럽으로 이어지는 루트는 북방 유목민족들이 알타이 산 황금을 서쪽 그리스로 나르던 '황금의 초원길'이다. 오늘날에는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들을 운반하는 또다른 '황금의 초원길'이 됐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이 나라의 면적은 270만㎢로 한반도의 12배이며, 세계 아홉번째로 크다. 동서 길이가 3,000km나 되는 대초원 땅 속에는 322억 배럴의 원유(세계 7위)와 텅스텐(2위), 크롬(2위), 망간(3위) 등이 매장돼 있는 자원부국이다.
광활한 국토에 비해 인구는 우리나라의 3분의 1인 1천5백만여명 밖에 안된다.
카자흐스탄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국민의 의욕 넘치는 개발의지와 누르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합쳐져 해마다 1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1992년 1월 우리나라와 국교를 맺은 이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에너지 자원, 건설, 산업·금융 등 각 분야에서 공동협력하고 있다.
올해 3월4일 이 나라의 수도 아스타나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한국문화원 개원은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도 문화원을 개설하지 않은 상황에서 모험이나 다름없는 도전이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 자리잡은 이 나라에 한류센터를 마련하여 영화와 드라마, 음악, 게임 등 문화콘텐츠를 전파하고 유구한 전통을 지닌 이곳 문화와 소통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무한한 잠재력과 한국이 거둔 경제적, 문화적 발전은 다가올 미래에 서로 win-win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한국문화원 설치는 지난 2009년 7월 아스타나 중심지에 문화원 건물을 임차하고 디자인 설계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문화원 디자인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최첨단 IT 생활문화와 접목,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원을 찾는 방문객들이 입구에서부터 세계 IT 정보사회를 이끌어가는 우리의 최첨단 기술에 공감하고 체험하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과연 이와 같은 컨셉의 디자인을 정해진 예산 범위에서 어떻게 설계하고 시공할 것이며 주어진 시간내에 완공할 것인지 우려가 앞섰다. 문화원 설치 배경을 이해하고 한류문화 전파에 열정을 가진 분들을 직접 찾아나섰다.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다행히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문화원 신설에 동참해 줄 디자인 업체와 시공업자를 만날 수 있었다. 문화원으로서는 큰 행운이었다.
참여 업체들은 뜨거운 열정으로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집중하여 공사를 6개월만에 마치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 문을 연 한국문화원은 양국 국민들의 문화 예술 교류의 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 가장 최첨단 시설을 갖춘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얼마전 개최된 문화원 개원 기념공연에서는 우리 가야금과 카자흐 전통악기인 제티겐의 합동연주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이들 두 악기의 어우러지는 화음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두 나라 문화가 소통함으로써 서로의 영역을 넓히고 다양성을 더해가는 계기를 상징하는 모습이었다.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한국어 수업
한국문화원이 개원된 지 두달 째 되는 지금 8개반 18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수강 희망 대기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한국국제교류협력단(KOICA)이 문화원 개원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유라시아국립대 한글 강좌도 3개반 80명의 학생들이 우리말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추위속에서도 왜 이렇게 우리말 배우기가 열기를 뿜어 내고 있을까? 카자흐스탄에서는 1998년 이래 KBS의 '첫사랑', '가을동화', '초대', MBC의 '다모', '대장금', '주몽', '허준', SBS의 '올인 등 우리 TV 드라마가 카자흐 국영TV, 하바르TV, 라하트TV 등 주요 방송사를 통해 소개되었고 현재는 '선덕여왕'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진출 한국 기업체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수강생들은 한국의 발전상과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한국의 매력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직원
카자흐스탄 국민의 한국과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과 최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 2010~2011년 '양국 공동의 해' 행사 등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은 이곳의 한류 수요와 한글강좌 수강 열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수도 아스타나 뿐만 아니라 알마티, 꼭시따우, 침켄트, 까라간디 등 주요도시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주변 국가를 상대로 순회공연, 영화제 등을 개최해 중앙아시아에 한류를 전파 하고 상호 문화교류에 주력하며, 아울러 우리의 자원외교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가교역할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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