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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소박한 정이 느껴지는 마을
2015.03.16

여행의 묘미는 낯선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풍경과 사람이다. 아무리 작은 마을일지라도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기 마련. 전라북도 임실군을 형성하고 있는 수많은 마을들도 각자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청정한 자연을 배경으로 부지런히 삶을 일구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된다.

전라북도 임실군 구담마을 정자에서 내려다 본 전경.

▲ 전라북도 임실군 구담마을 정자에서 내려다 본 전경.

“이 산골에 볼 것이 뭐시가 있다고 찾아왔당게”
매화 구담마을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의 말씀이다. “누가 뭘 하든 훤히 내다보이는 작은 마을인지라 도둑이 들어도 금방 잡힌다”는 것이 할머니들의 설명이다. 설명 그대로 높은 곳에 올라서면 마을이 한 눈에 담길 정도로 작다. 수십 년은 됐을 법한 거대한 나무들과 마을 앞을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를 배경으로 소박하게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구담마을에서 자란 매실로 빚은 매실장아찌와 매실차._2
구담마을에서 자란 매실로 빚은 매실장아찌와 매실차.

▲ 구담마을에서 자란 매실로 빚은 매실장아찌와 매실차.

그러나 봄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구담마을은 온 천지가 새하얀 매화꽃밭으로 장관을 이룬다. 구릉과 비탈이 많아 농사가 쉽지 않았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마을 사람들은 매화나무를 심어 매실 열매를 따먹으며 살았다. 평생을 구담마을에서 보내온 할머니들이 빚어낸 매실장아찌와 매실차는 동네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달콤쌉쌀한 맛이 중독성이 강하다. 꽃피는 봄이 오면 새하얀 꽃에 뒤덮인 동네가 섬진강줄기와 어울려 화려한 경관을 연출하는데, 이 때는 미술애호가들이 화판을 들고 찾아와 하루고 이틀이고 머물다 간다.

전라북도 임실군 진뫼마을. 섬진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에서 여행객들이 겨울 끝자락을 즐기고 있다.

▲ 전라북도 임실군 진뫼마을. 섬진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에서 여행객들이 겨울 끝자락을 즐기고 있다.

구담마을의 정자나무에서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섬진강변을 좀 더 깊이 느끼기 위해서는 덕치면의 진뫼마을이 제격이다. 섬진강변을 따라 한 쪽 면에는 자전거도로가 개설됐는데, 자연의 길을 잃어 서운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대편에는 자연 그대로의 트레킹코스를 마련해뒀다. 강변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잔잔한 강가의 물소리를 듣는 것도 좋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다. 조금만 속도가 느려지거나 자전거를 서툴게 몰면 어김없이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려오는 도심 속 자전거도로와 달리 오로지 강변의 물소리와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삼계면에는 한국에 깊이 뿌리내린 교육열을 느낄 수 있는 ‘박사골’ 마을이 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었던 과거, 160명이 넘는 마을 주민이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지은 이름이다. 마을의 본래 지명은 세심마을이었다. 마을 앞을 흐르는 세심천에서 유래됐고 씻을 ‘세’와 마음 ‘심’을 써 마음을 씻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청정한 자연이 어우러져, 마음을 씻고 공부에 정진하기 좋을 듯하다.

전라북도 임실군 박사골 마을의 특산품 삼계쌀엿(위)과 오이._3
전라북도 임실군 박사골 마을의 특산품 삼계쌀엿(위)과 오이._2
전라북도 임실군 박사골 마을의 특산품 삼계쌀엿(위)과 오이.

▲ 전라북도 임실군 박사골 마을의 특산품 삼계쌀엿(위)과 오이.

농촌체험을 위해 박사골을 찾는 관광객도 있다. 주로 아로니아 열매로 요거트를 만들거나 고구마, 밤, 배 등 채소를 재배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삼계쌀엿’인데, 물엿이 아닌 순수하게 조청만을 사용해 끈적임이 없고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엿 안에 유난히 바람 구멍이 많은데, 구멍 탓에 더욱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삼계면에서는 고지대에서 자라 수분 함량이 높고 신선한 향이 살아있는 오이도 손꼽히는 채소다. 연중 내내 오이를 재배하는 임실삼계영농조합의 농장에는 진한 노란색의 오이꽃이 질 날이 없다. 꽃이 싹을 틔우기 시작해 재배하기까지는 대개 10일 정도가 걸린다. 통통하게 물이 오른 오이에서 ‘힘’이 느껴진다.

 

 

글 이승아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slee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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