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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한반도는 ‘표범의 땅’
2014.12.16

한반도 대형 맹수라고 하면 흔히 호랑이를 떠올리지만, 사실 호랑이 보다 더 많은 수의 동물이 한반도에 서식했다. 바로 표범이다.

조선시대 왕실이 표범가죽을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물품으로 사용할 정도로 표범은 그 개체 수가 많은 동물이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한국표범은 과거 한국과 러시아, 중국 동북부에 분포했던 표범 종의 아래 단위인 ‘아종(subspecies)’으로 현재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50여 마리만 남아있다.

몸의 빛깔이 짙고, 검은색의 고리무늬가 크며, 길고 풍성한 털, 몸길이 100-140cm, 꼬리길이 80-90cm 등 한국표범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 몸의 빛깔이 짙고, 검은색의 고리무늬가 크며, 길고 풍성한 털, 몸길이 100-140cm, 꼬리길이 80-90cm 등 한국표범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한반도의 최상위 포식동물이자 대형 맹수이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을 조명한 특별한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0일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Forgotten name, Korean Leopards)’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 공개된 기록을 살펴보면 100년전 한반도는 ‘표범의 땅’이었다.

조선총독부 통계에 따르면 1919년부터 23년 동안 포획된 표범의 수는 624마리로 97마리가 잡힌 호랑이 수의 6배가 넘는다.

1970년 3월 4일 경상남도 함안 여항산에서는 다 큰 수컷 표범이 포획돼 한 일간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포획된 1921년보다 훨씬 가까운 과거이다.

또한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남한지역에서 표범이 잡힌 기록만 해도 18건에 이른다. 해방 이후에도 오랫동안 한반도 곳곳에서 한국표범이 생존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동 로비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동 로비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동 로비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내년 3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표범 기록과 함께, 해방 이후 한국표범 포획 기록을 담은 다양한 신문보도, 사진 자료 등이 공개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연해주의 서식 현황과 보전 노력 등 러시아 연해주에서 촬영된 한국표범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에 온 관람객들이 대형 스크린 안에서 3D그래픽으로 구현한 한국표범을 가상으로 만나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에 온 관람객들이 대형 스크린 안에서 3D그래픽으로 구현한 한국표범을 가상으로 만나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표범과 호랑이와 관련한 일제강점기 초기의 희귀서적인 ‘정호기(征虎記)’의 원본도 공개했다. 정호기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사업가인 야마모토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가 펴낸 책으로, 1917년 겨울 한 달 동안 호랑이 사냥을 위해 조직한 사냥팀을 ‘정호군’이라 칭하고 그들의 활동사항을 기록한 책이다.

 일제강점기 쓰여진 한국표범과 호랑이 관련 서적 ‘정호기(征虎記)’ .

 

 일제강점기 쓰여진 한국표범과 호랑이 관련 서적 ‘정호기(征虎記)’ .

▲ 일제강점기 쓰여진 한국표범과 호랑이 관련 서적 ‘정호기(征虎記)’ .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공식 포스터.

▲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공식 포스터.

김상배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표범의 위상과 가치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재조명함으로써 관람객들이 한반도의 자연생태계를 이해하고 생물자원 보전의 필요성을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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