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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와인, 마주앙
2015.01.14

포도의 당분을 발효해 만드는 과실주, 와인은 인류 역사에 처음 등장한 술이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노아는 홍수가 그치자 방주에서 나와 포도나무를 심어 수확하여 마시고 취했다”고 기록돼 있다. 와인산업은 로마시대에 크게 확산되었는데, 이 때 포도재배와 와인제조 기술이 유럽 각지에 전파되었고 16세기 이후 세계 각지로 확대됐다.

한국에서 처음 와인을 제조한 것은 조선시대말,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서라는 주장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77년이다. 국내기술로 만든 최초의 한국와인 ‘마주앙(Majuang)’이 그 주인공이다.

샤도네이를 주 품종으로 사이벨을 블렌딩한 마주앙화이트는 복숭아, 포도 등 과실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조개와 굴을 비롯한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

▲ 샤도네이를 주 품종으로 사이벨을 블렌딩한 마주앙화이트는 복숭아, 포도 등 과실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조개와 굴을 비롯한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의미의 마주앙.
이전까지 쌀을 발효해 알코올 음료를 만들어 먹었던 한국은 주식으로 먹기에도 부족한 쌀로 음료로 만드는 것을 낭비라고 여겨, 달콤한 맛의 최고급 포도품종인 리슬링(Riesling)을 수입하게 되었고, 리슬링이 잘 자라는 독일의 모젤 지방과 기후가 가장 비슷한 경상남도 일대에 포도원과 와인공장을 지은 것이 와인생산의 시초가 됐다. 경남 경산 지역에 있는 마주앙 와인 공장은 연간 9,500kl의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후특성상 국산 포도만으로는 와인을 만들기 어려워 모젤과 프랑스 메독 등 와인 생산이 원활한 지역에서 원액을 공급받아 블렌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맛의 조화가 탁월해 마주앙 와인은 시판과 동시에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한국 천주교 미사주로 봉헌돼 현재까지도 미사에 사용되고 있다. 미사주로만 연간 약 30만 병이 생산된다.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공식 미사주로 사용된 데 이어, 작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도 미사주로 채택됐다.

경상남도 경산의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포도를 블렌딩하여 제작한 마주앙레드(왼쪽), 마주앙화이트.

▲ 경상남도 경산의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포도를 블렌딩하여 제작한 마주앙레드(왼쪽), 마주앙화이트.

뿐만 아니라, 1978년 지미 카터 미 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 후 돌아갈 때, 마주앙을 기념선물로 들고 가 와인전문가들에게 소개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지는 마주앙을 ‘신비의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1985년 독일 가이젠하임 대학의 와인 학술세미나에서도 ‘동양의 신비’로 불리며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부터 국내 와인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온 한국 대표 와인 브랜드 마주앙 와인은 현재 총 8종 라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마주앙화이트’와 ‘마주앙레드’만 국내에서 생산한 포도를 블렌딩하며, 나머지 6종은 프랑스, 독일, 미국의 유명 와인 산지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조∙판매한다. 프랑스 메독지방의 ‘마주앙메도크’ 독일 모젤지방의 ‘마주앙모젤’, 마주앙벨라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등에서 각각 생산되며,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와인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총 1억 8천만병 (750ml기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한국 최초의 와인, 마주앙. 누군가에게는 젊은 시절 분위기에 취해 마시던 달콤한 과실주로, 또 다른 이에게는 한국 음식과 조화를 잘 이루는 맛 좋은 국산 와인으로 인식되며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 이승아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slee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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