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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기술, 개도국 식량난 해결의 돌파구가 되다
2021.10.20




김혜린 기자 kimhyelin211@korea.kr

영상·사진 = 농촌진흥청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벼 품종은 ‘이스리(ISRIZ)-6’과 ‘이스리(ISRIZ)-7’이다. 두 품종은 한국에 녹색 혁명을 가져온 통일벼 중 아프리카 기후에 적합한 ‘밀양23호’와 ‘태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량성(단위 면적당 생산 가능한 곡식의 양)이 우수하고 밥맛이 좋아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품종의 수량성은 헥타르(ha) 당 7.2~7.5톤(t)으로 세네갈 대표 품종인 ‘사헬(Sahel)’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사헬보다 14%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세네갈 북부 음부벤 마을에서 쌀 농사를 짓는 무하마드 라미느 바아바(Mouhamadou Lamine Mbaye)씨는 “예전에는 사헬을 심었는데 지금은 이스리만 심는다”며 “사헬보다 이스리의 수익성이 3배가량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농업 협력이 아프리카 대륙 식량난 해결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한국 농촌진흥청(농진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손 잡고 현지에 맞는 벼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한국의 쌀 자급률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통일벼 계통을 활용해 품종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스리 품종도 농진청이 2016년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를 통해 시작한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KAFACI는 한국과 아프리카 22개국이 아프리카 농업생산성 향상과 빈곤 완화, 지속가능한 농업, 아프리카 농식품 산업화 협력을 통한 농업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2010년 출범시킨 다자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다.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간 19개국이 참여해 나라별로 2품종 이상 총 55품종 이상의 맛 좋고 수익성 높은 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아프리카 벼 생산성을 25%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 세네갈 2품종, 말라위 2품종, 말리 1품종 등 5품종의 등록을 마쳤다. 우간다, 가나, 짐바브웨 등 5개국에서 9품종을 등록 추진 중이며, 부르키나파소, 말라위 등 14개국에서 120품종이 지역적응시험 단계에 있다.



 농촌진흥청이 세네갈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및 등록을 마친 신품종 벼 '이스리(ISRIZ)'

▲ 농촌진흥청이 세네갈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및 등록을 마친 신품종 벼 '이스리(ISRIZ)'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곳이 세네갈이다. 세네갈 농업연구청은 2018년부터 이스리 품종을 시범적으로 보급했다. 이스리 품종 재배면적은 2018년 500ha, 2019년 2,000ha로 크게 증가했다. 세네갈 정부는 2023년까지 벼 219만7000t을 생산하겠다는 내용의 식량 확보 국가계획을 발표했다. 농진청과의 협력으로 이 계획의 16%를 이스리 품종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한국의 농업기술은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농진청은 아시아 13개국이 참여하는 '한-아시아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 중남미 12개국이 참여하는 '한-중남미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oLFACI)'를 통해 대륙별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사업을 통해 22개국(아시아 8개국, 아프리카 7개국, 중남미·CIS 7개국)에 KOPIA 센터를 개설했다. 현지에 농업기술전문가를 파견해 국가별로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지구촌을 돕는 K-농업기술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농진청의 KOPIA 사업과 KAFACI의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사업을 글로벌 공공부문 정부혁신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OECD 공공혁신전망대(OPSI) 누리집에 해당 사례를 등록해 국제사회에 이 같은 성과를 공유했다.


KOPIA 에콰도르 센터는 2020년 유엔 산하 ‘팩트 글로벌 레드 에콰도르(Pacto Global Red Equador) 네트워크’로부터 빈곤퇴치 분야 공로상을 수상했다. 국제기구인 기후변화협약(UNFCCC)은 기술전문보고서에 AFACI 사업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우수사례로 수록했다.


권택윤 농진청 기술협력국장은 "앞으로도 식량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 공동번영을 위한 농업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과 기대에 부응해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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