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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박물관, 이건 꼭 봐야지!] ③ 국립광주박물관
2024.03.15
박물관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 나라가 가진 문화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코리아넷이 대한민국의 지역별 국립박물관 6곳을 선정, 그곳에서 놓쳐선 안될 대표 소장품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의 모든 문화와 역사를 한 자리에서 톺아볼 수 있는 국립광주박물관을 방문했다.


광주 = 샤를 오두앙 기자 caudouin@korea.kr

1. 통일신라의 우아한 품격을 담은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의 주요 특징은 대좌부를 이루는 간주석 부분이 원형이나 팔각형이 아니라 쌍사자로 대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로 지정됐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의 주요 특징은 대좌부를 이루는 간주석 부분이 원형이나 팔각형이 아니라 쌍사자로 대치됐다는 점이다.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로 지정됐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국립광주박물관 2층. 남북국시대 이후 광주와 전남의 주요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품 중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이 있다. 가까이 다가보면 사자 두 마리가 등을 들고 있는 신기한 모습이다. 돌을 깎아 만든 등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이다.

높이가 250cm에 가까운 석등은 두 마리의 사자가 가슴을 맞대고 어둠을 밝히는 불집을 받치고 있다. "쌍사자 석등"이라 불리는 이유다. 두 사자의 입, 갈기, 꼬리, 발 등의 모양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암사자와 수사자로 구별하기도 한다.

김희정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불교에서 사자는 부처의 불법과 진리를 수호하는 신비한 동물로 여겨져 불교 조각상에 조각되곤 했다"고 소상히 설명한다. 석등의 균형감이 뛰어나 가만히 앉아 바라보면 안전감을 느낄 수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의 원래 위치는 전라남도 광양시 중흥산성 옥룡면 운평리 중흥산성.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1년 대구로 옮겨질 뻔했다. 광양군 경찰서의 요청으로 조선총독부가 국유로 등록하고 서울로 옮겨졌단다. 이듬해 경복궁 안에 조성하고 광복이 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어받았다가 1990년 8월부터 원래 위치와 가장 인접한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사자를 표현한 석등은 한국에 총 4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 상태가 가장 좋은 석등" 이라며 "조형적으로 굉장히 아름다운 석등이라 국보로 지정됐다"고 소개한다. 

2. 한국 청동기 시대의 대표 유물, '화순 대곡리 청동기'

▲ 1972년에 국보로 지정된 화순 대곡리 청동기는 총 13점으로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 1972년에 국보로 지정된 화순 대곡리 청동기 총 13점이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박물관 2층 역사문화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광주·전남지역에서 살았던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실이다. 이곳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은 유물이 있다.

지난 1971년 전남 화순군 대곡리의 어느 농가에서 배수로 공사 중 한국식 동검 3점, 잔무늬거울 2점, 가지방울 4점(팔주령 2점, 쌍두령 2점), 청동도끼 1점, 청동새기개 1점 등 총 11점의 청동기를 발견했다. 37년 뒤, 국립광주박물관이 다시 발굴조사에 착수해 한국식 동검 2점을 추가로 찾았다.

청동기들이 출토된 무덤은 땅을 깊게 파 통나무널을 묻은 다음에 그 위에 3~4단의 돌을 쌓고 봉분을 덮은 돌무지나무널무덤이다.

껴묻거리(사망자와 함께 매장되는 물품)인 청동기는 매우 정교하고 세련되게 만들어져 당시의 수준 높은 청동기 제작기술을 엿볼 수 있다.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매우 강력한 힘과 권력을 가졌을 것이다.

최정아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화순 대곡리 청동기는 하나하나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13점의 청동기가 하나의 무덤에서 한꺼번에 나왔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 화순 대곡리 청동팔주령은 납작한 판에 여덟 방향의 방사꼴로 퍼진 돌기 끝에 둥근 방울이 하나씩 달려 불가사리와 같은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 화순 대곡리 청동팔주령은 납작한 판에 여덟 방향의 방사꼴로 퍼진 돌기 끝에 둥근 방울이 하나씩 달려 불가사리와 같은 특이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준영 기자 coc7991@korea.kr


화순 대곡리에서 발견한 청동기 중 한쌍으로 출토된 팔주령(八珠鈴)이 유난히 눈길을 사로 잡는다. 팔주령 뒷면 가운데에 작은 고리가 달렸다. 어딘가에 매달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형신 연구사는 "다른 곳에서 출토된 청동 유물 가운데 비슷한 것들이 있긴 하지만 출토지가 명확한 것은 화순 대곡리가 최초의 사례"라며 이 컬렉션이 중요한 이유를 곁들인다.  

# 국립광주박물관, 아시아 도자문화를 조명한다

1975년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한 어부가 그물로 청자 꽃병을 건져 올렸다. 652년 전인 1323년에 바닷속에 침몰한 중국 무역선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수중 작업으로 2만4000여 점의 문화재를 추가로 발굴했다. 대부분의 유물은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1층 아시아도자문화실은 아시아 도자 문화의 흐름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신안해저문화재와 함께 수천년 동안 만들어진 한국의 토기와 도자기를 선보인다.

▲ 국립광주박불관은 1975년 신안에서 발굴한 2만4000여 점의 문화재 중에 1만9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 1층 아시아도자문화실은 한국 도자를 비롯한 아시아 도자와 신안해저문화재 1150여 점을 선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

▲ 국립광주박물관은 1975년 신안에서 발굴한 2만4000여 점의 문화재 중에 1만9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 1층 아시아도자문화실은 한국 도자를 비롯한 아시아 도자와 신안해저문화재 1150여 점을 선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


이러한 풍부한 소장품을 모퉁잇돌 삼아 국립광주박물관은 '도자문화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 도자문화 교류 거점'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웅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도자문화관' 엔 광주⋅전남 지역을 비롯한 한국 도자기를 중심으로 아시아 도자기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아낼 계획이다. 지상 2층 7,137㎡ 규모. 한국도자문화실, 신안해저문화재실,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실 등 3개의 전시실로 꾸며진다. 내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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