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subMenu
‘궁(宮)이둥이’ 소피와 사라 “한국 궁궐은 소중한 추억의 공간”
2024.05.22
▲ ‘2024 봄 궁중문화축전’에서 자원활동가 ‘궁(宮)이둥이’로 활약한 독일인 안느 소피 쉬레다(왼쪽) 씨와 프랑스에서 온 사라 셀라비 씨가 지난 10일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 ‘2024 봄 궁중문화축전’에서 자원활동가 ‘궁(宮)이둥이’로 활약한 독일인 안느 소피 쉬레다(왼쪽) 씨와 프랑스에서 온 사라 셀라비 씨가 지난 10일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서울 = 이경미 기자 km137426@korea.kr

경복궁부터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까지. 서울 시내에는 조선시대 궁궐이 다섯 곳이나 있다. 복잡한 도심 속 고즈넉한 궁궐은 언제 어느 때 방문해도 마음에 평안함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한국 궁궐의 매력에 누구보다 푸욱 빠진 이들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독일인 안느 소피 쉬레다 씨와 프랑스에서 온 사라 셀라비 씨다. 두 사람은 국가유산진흥원의 주관으로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고궁에서 열린 ‘2024 봄 궁중문화축전’에서 ‘궁(宮)이둥이’로 활약했다.

‘궁이둥이’는 축전 현장 곳곳에서 관람객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자원활동가의 애칭이다. 소피와 사라는 창경궁에서 각각 단청 노리개 만들기 체험과 전통놀이 체험 운영을 맡았다.

지난 10일 코리아넷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궁이둥이 활동과 궁궐에 애정이 가득 담긴 이야기를 쏟아냈다.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이 열린 창경궁에서 안느 소피 쉬레다 씨가 관람객에게 단청 노리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왼쪽) 소피 씨는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이 열린 창경궁에서 안느 소피 쉬레다 씨가 관람객에게 단청 노리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왼쪽) 소피 씨는 "축전 기간 중에 궁에 가면 한복 입은 사람도 많고 옛날에 했던 공연도 볼 수 있어 그 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안느 소피 쉬레다 씨 제공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피 씨에게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제일 모르는 나라’였다. 아무런 기대 없이 모르는 곳엘 가보고 싶어 2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가 한국이란 나라에 흠뻑 젖어들고 말았다.

특히 '경복궁'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는 소피 씨. 수많은 사람들과 차로 붐비는 도시 한가운데 있는 궁에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니, 너무 놀랍지 않냐고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그때부터 한국의 궁에 관심이 생겼고 궁중문화축전도 알게 됐다.

2년 전만해도 그가 할 수 있는 한국어라고는 "나는 지난 주말에 친구를 만났어요" 정도. 하지만 친절하게 먼저 다가와 영어로 설명해 준 궁이둥이들의 도움으로 축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나중에 한국어를 잘 할 수 있게 되면 나도 반드시 궁이둥이에 도전해보겠노라' 결심했었다고.

▲‘2024 봄 궁중축전’이 열린 지난 1일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 경춘전 앞에서 사라 셀라비 씨가 어린이 관람객에게 전통놀이 체험을 안내하고 있다. 사라 씨는

▲‘2024 봄 궁중축전’이 열린 지난 1일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 경춘전 앞에서 사라 셀라비 씨가 어린이 관람객에게 전통놀이 체험을 안내하고 있다. 사라 씨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에서는 지하철만 타도 궁궐에 얼마든지 쉽게 갈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역사적인 장소가 공개돼 역사와 문화를 깊이 배울 수 있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경미 기자 km137426@korea.kr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사라 씨는 우연히 한국의 사극 '뿌리깊은 나무'를 보곤 "사랑에 빠져 버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행을 선택한 사라 씨는 프랑스에서 꽤 좋은 위치의 일자리도 보장받았다. 하지만 편한 생활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걸 따라가는 게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그런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는 기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라 씨는 “너무 쉬웠어요!"라고 되받았다. "한국이 너무너무 좋았고 빨리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게 배우고 싶었거든요."

이제 사라와 소피 모두에게 한국의 궁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소중한 추억의 공간이 됐다.

사라 씨에게 이번 축전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놀러 온 여동생에게 자신이 얼마만큼 궁궐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궁이둥이로서 즐거운 기억에 가족과의 추억도 덧입혀졌으니.

궁이둥이로 활동하면서 매일 창경궁 구석구석을 살펴본 소피 씨는 궁에서 가장 좋은, 혼자만의 장소도 알게 됐다. "다른 궁이둥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 궁을 찾은 이들과 소통했던 모든 것들이 전부 제 기억 속에 남아있어요."

규모가 크고 많이 알려진 경복궁에 비해 창경궁에는 방문객이 적었던 게 조금은 아쉬웠다는 두 사람. 올 가을에 열릴 축전에도 궁이둥이로 참가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궁을 느끼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게시물이동

이전글
국립박물관단지에 2030년까지 6개 박물관 개관
다음글
[사진으로 보는 한국] 서울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개관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