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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4.12.16

베를린에 남겨진 한인의 목소리

“와 왔든고, 와 왔든고,,, 나 울고 돌아갈 길 나 여기 왜 왔단 말이요…”

지난 13일 오전 주한독일문화원에서 구슬픈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세계1차대전 당시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독일의 포로가 된 한국인 강가브리엘 (Kang Gawriel)이 뮌스터 포로수용소에서 고향을 그리며 부른 노래다.

세계1차대전 당시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독일의 포로가 된 한인들의 고향을 그리는 노래를 담은 원통형 유성기 음반.

▲ 세계1차대전 당시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독일의 포로가 된 한인들의 고향을 그리는 노래를 담은 원통형 유성기 음반.

세계1차대전 당시 독일 포로가 된 한인의 사진.

▲ 세계1차대전 당시 독일 포로가 된 한인의 사진.

당시 독일은 세계 각지의 포로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전통음악과 언어 등을 원통형 유성기 음반에 녹음했다. 강 씨 외에도 5명의 한인 포로가 그곳에 있었다. 김그리고리(Kim Grigori)를 비롯해, 안스테판(An Stepan), 유니콜라이(Yu Nikolai), 유 니키포르(Yu Nikiphor), 김카리톤(Kim Chariton) 모두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포로의 신세가 됐다.

고향을 그리며 불렀던 이들의 노래가 지난 13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열린 학술회의 ‘베를린에 남겨진 20세기 초 한인의 소리’에서 공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베를린 민족학박물관 포노그람 아카이브와 훔볼트대학교 라우트 아카이브에 소장되어 있는 1910년대 한인포로들이 부른 음원들이 원통형 유성기 음반에 그대로 복제해 재생됐다.

이들이 부른 노래 중에는 ‘아리랑’ ‘수심가’ ‘애원성’ 등의 민요와 ‘대한사람의’ ‘조국강산’ 등의 독립운동가가 포함되어 있다. 이 음원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바 있다.

 13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열린 학술회의 ‘베를린에 남겨진 20세기 초 한인의 소리’에서 베를린 민족학박물관과 훔볼트 대학교의 관계자들이 한인포로들이 남긴 음원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 13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열린 학술회의 ‘베를린에 남겨진 20세기 초 한인의 소리’에서 베를린 민족학박물관과 훔볼트 대학교의 관계자들이 한인포로들이 남긴 음원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13일 학술회의 ‘베를린에 남겨진 20세기 초 한인의 소리’에서 참가자들이 세계1차대전 당시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독일의 포로가 된 한인들이 고향을 그리며 부른 노래를 감상하고 있다.

▲ 13일 학술회의 ‘베를린에 남겨진 20세기 초 한인의 소리’에서 참가자들이 세계1차대전 당시 러시아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독일의 포로가 된 한인들이 고향을 그리며 부른 노래를 감상하고 있다.

이어 이 음원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가 이어졌다. 베를린 민족학박물관 포노그람 아카이브 대표인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박사와 훔볼트 대학교 라우트 아카이브 수집위원인 요헨 헨니히 박사가 해당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소개했다.

국립국악원은 베를린 민족학박물관이 소장 중인 11개 에디슨 실린더 음반의 14종 음원과 훔볼트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17개 원반형 유성기 음반 31종의 음원, 총 45종의 음원을 모두 수록한 음반을 제작했다.

조선시대 궁중음악 26곡이 담긴 유성기음반 ‘조선아악’

▲ 조선시대 궁중음악 26곡이 담긴 유성기음반 ‘조선아악’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시대(1392-1910)부터 이어져 온 궁중음악 26곡을 담은 앨범이 공개됐다.

조선시대 궁중음악을 담당했던 기관인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가 1928년에 연주한 궁중음악 26곡을 담은 13장의 유성기음반(SP) ‘조선아악 (朝鮮雅樂)’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 궁중음악들을 디지털화했고 음원의 보정편집과 잡음제거, 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디지털 음원을 완성시켰다.

‘조선아악’ 앨범에는 이왕직아악부의 당시 조직 활동 내용과 함께 수록 악곡 해설도 함께 담겨있다. 수록된 26곡은 당시 궁중악사와 군악대 출신 악사, 이왕직아악부원 졸업생들이 연주한 곡으로 아악사였던 김영제(金寗濟, 1883-1954)와 함화진(咸和鎭, 1884-1948)이 지휘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이 중 12곡은 지난 1991년 CD로 발매한 적이 있으나 전곡을 디지털 음원으로 되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음원은 국립고궁박물관의 공식홈페이지(www.gogung.go.kr)에도 올려 누구나 쉽게 다운받아 들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글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국립국악원, 국립고궁박물관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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