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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20.03.25

‘고리 프로젝트’, 북유럽 감성 입은 한국의 소리

덴마크 재즈 뮤지션 톨벤 웨스터가드(Torben Westergaard)가 한국 전통 악기 연주가들과 협연한 앨범 ‘고리 프로젝트(GORI Project)’가 오는 27일 발매된다. 왼쪽부터 톨벤 웨스터가드(Torben Westergaard), 한국 전통 타악기 연주가 최병길, 퍼커션 연주가 제이콥 앤더슨(Jacob Andersen), 가야금 연주가 최은희.

▲ 덴마크 재즈 뮤지션 톨벤 웨스터가드(Torben Westergaard)가 한국 전통 악기 연주가들과 협연한 앨범 ‘고리 프로젝트(GORI Project)’가 오는 27일 발매된다. 왼쪽부터 톨벤 웨스터가드(Torben Westergaard), 한국 전통 타악기 연주가 최병길, 퍼커션 연주가 제이콥 앤더슨(Jacob Andersen), 가야금 연주가 최은희.



서울 = 정주리 기자, 이지혜 기자 etoilejr@korea.kr

사진 = MillFactory Studios


동양 악기는 서양 음계의 반음보다 더 작은 음인 마이크로톤(미분음)을 표현해낸다. 덴마크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인 톨벤 웨스터가드(Torben Westergaard)는 서양 악기가 낼 수 없는 이 소리에 주목해 ‘고리 프로젝트(GORI Project)’라는 신보를 제작했다. 1990년 첫 앨범 ‘What I Miss (1990)’를 시작으로 30년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에 북유럽 색깔을 입혀 음악으로 표현해온 그에게 이번 앨범은 한국과 덴마크를 잇는 ‘고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코리아넷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톨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한국 전통 악기와 재즈의 만남이 이색적이다. 어떻게 앨범을 만들게 되었나.
20대부터 동양 악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덴마크 재즈 단체인 ‘재즈덴마크(Jazz Denmark)’에서 한국 전통 악기 연주자들을 초청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관심이 있었던 만큼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잡고 싶었다. 내 직관을 믿고 무언가 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에 일단 연락을 했다. 음악이라는 모험을 할 땐 논리보다 직감이 작용할 때가 많으니까.

-  앨범에는 누가 참여했나?
내가 작곡과 베이스를 맡았고, 퍼커션 연주가 제이콥 앤더슨(Jacob Andersen), 트럼펫 연주가 르네 담스벡(René Damsbak), 가야금 연주가 최은희, 전통 타악기 연주가 최병길 씨가 참여했다.



덴마크 재즈 뮤지션 톨벤 웨스터가드와 가야금 연주가 최은희가 지난해 9월 16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밀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음반 녹음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덴마크 재즈 뮤지션 톨벤 웨스터가드와 가야금 연주가 최은희가 지난해 9월 16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밀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음반 녹음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앨범 녹음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앨범의  8곡 중 대부분은 즉흥적으로 느슨한 틀에서 녹음이 이뤄졌다. 나와 제이콥, 르네는 재즈 뮤지션인 만큼 즉흥 연주에 익숙했다. 은희와 병길이 즉흥 연주를 처음 해본다고 했지만 음악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 이번 앨범이 아시아 전통 악기 연주가와 협연한 첫 음반이라고 알고 있다. 한국 악기 연주를 들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소리를 접하며 다른 문화로 나를 채울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가야금의 경우 피아노 같은 서양 악기와 달리 ‘미분음’을 표현할 수 있다. 장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두 악기 모두 서양인의 귀에 더 잘 들리는 특징이 있다.



전통 타악기 연주가 최병길이 덴마크 코펜하겐 밀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지난해 9월 16일 ‘고리 프로젝트’ 음반 녹음을 위해 장구를 연주하고 있다.

▲ 전통 타악기 연주가 최병길이 덴마크 코펜하겐 밀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지난해 9월 16일 ‘고리 프로젝트’ 음반 녹음을 위해 장구를 연주하고 있다.



- 음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는다면?
녹음하기 며칠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왔다. 아버지는 소나무 사이를 걷고 계셨고 어떤 음악이 들려왔다. 일어나 그 멜로디를 핸드폰으로 녹음했다. 이후 화음을 추가해 타이틀곡인 ‘Far(Blandt Graner)’를 만들었다. Far는 덴마크어로 '아버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나의 연주를 들은 병길이 한국 멜로디와 비슷해 친숙하다고 말했다. 우리 사이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던 순간이다.

- 음반을 듣게 될 코리아넷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리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두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이 앨범에서 우린 각자의 모습 그대로 중간 지점에서 만났다. 우리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음악으로 소통했던 것처럼, 여러분도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주었으면 한다.




오는 27일 발매를 앞둔 '고리프로젝트' 앨범일 발매를 앞둔 '고리 프로젝트' 앨범 커버

▲ 오는 27일 발매를 앞둔 '고리 프로젝트' 앨범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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