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8.10.01
[국제언론 25시]⑮ 露 언론이 본 평양회담 “매력 외교와 소통, 한민족 승리”

▲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공동선언(9월 19일)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 서울프레스센터에는 내신 186개사 2266명, 외신 29개국 125개사 467명이 등록했다.
쇠는 달궈졌을 때 두드리라고 했다. 두드리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어떤 작품이 나올지가 결정된다. 한국과 북한은 올해 초부터 촉진된 한반도 긴장 완화 과정이 정체되지 않게 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은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나오고 있다....(중략)...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은 기간도 길고 수많은 상징적인 결과도 남겼다. 정상회담을 마무리하면서 남북 정상은 백두산에 함께 올랐다. ..(중략)...북한은 핵무기를 최대한 빨리 폐기하기 원한다고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른 시일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희망했다.
美 WP, “이제 북미 합의 위한 씨앗 뿌려졌다”
윗글은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9월 21일 자로 실은 논평 일부다. 제목은 '한반도 마라톤'이다. 이 신문은 “몇 달 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며 “지금까지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 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행운을 더 밀어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9월 19일 남북 정상이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하자 FAZ를 비롯한 외신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이제 (북미) 합의를 위한 씨앗이 뿌려졌다(미국 워싱턴포스트 9월 20일자)’ ‘북미협상에 새로운 계기(AFP 9월 20일 자) ‘ 남북, 사실상 종전선언(베이징청년보 9월 20일 자)’이라는 의미부여가 많았다. ‘남북정상회담, 최고의 화면구성(프랑스 리베라시옹 9월 21일 자)’과 ‘김정은의 요리법, 하트와 버섯(이탈리아 코리에르 델라 세라 9월 23일 자)’이라는 표현도 눈에 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남북미 지도자가 모두 종전을 원하고 있고, 북한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인다며 “한반도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라고 보도(9월 19일 자 사설)했다.
英 인디펜던트 “한반도 미래 어느 때보다 밝다”
외신들은 평양 공동선언의 어떤 내용에 주목했을까. 미국 안보 전문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NI)는 9월 20일 자로 남북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주요 사실을 4가지로 요약했다. △김정은의 (연내) 서울 방문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설 전문가 참관하에 폐쇄 선언 △남북 군사적 압박 해소, 공중 해상 육상 비무장지대 선포 △도쿄올림픽 단일팀 참가, 2032년 올림픽 평양 서울 유치 노력 등이다. NI는 “김정은의 서울 방문은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의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도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연말에 김정은이 서울로 답방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같은 대담한 행보는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로 합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가장 진지한 신호다"라는 기고(9월 19일 자 미국 외교협회(CFR)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를 실었다. 프랑스 공영라디오방송 RFI는 북한의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폐쇄 등에 관한 언급을 '아름다운 약속들'(9월 19일)이라고 표현했다.

▲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9월18일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이 브리핑후 기자들에게 둘러 싸여 추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美 포브스誌 "김정은 서울 답방은 가장 진지한 신호"
중국 인민일보 국외판 공식 위챗 계정 '협객도'는 정지융 푸단대 남북한연구센터 주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의 차이를 분석했다. 주요 부분을 읽어보자. "첫째, 평양공동선언은 주로 비핵화를 겨냥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엔진 실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와 관련, 두 개의 '영구적'이라는 표현은 이전에는 없었다. 둘째, 남북이 사실상 전쟁상태 종식을 선포하였는데, 이는 남북이 강행하여 종전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매우 새로운 점이다. 셋째,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미국 측에 북한이 이번 선언보다 좀 더 나아간 약속을 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남북 양측 모두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넷째,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 김정은도 발언 중에 줄곧 한국 측의 역할을 강조하였는바, 이 또한 비교적 새로운 점이다."
中 협객도, ‘영구적’ 표현, 사실상 종전 주목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유엔(UN) 총회 기조연설 등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폭스뉴스는 “연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것이며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비핵화나 통일이 아니라) ‘평화’다”라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9월 26일)를 내보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선택에 대해 화답하여 (유엔 총회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진전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했다”라고 보도(9월 27일)했다. ‘평화의 중재자’로 불렸던 문 대통령에게 ‘탁월한 외교관(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9월 20일 자)’, ‘평화의 전도사(프랑스 유로페1, 9월 19일자)’ 등 별명이 더 붙었다. 독일 최대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탁월한 외교적 감각을 통해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중국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신뢰를 쌓아왔고, 신중한 행보를 취하며 한미동맹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자주적이고 견고한 대북정책 노선을 지켜나갔다”라고 평가(9월 19일 자 오늘의 인물)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9일 저녁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여 명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美 폭스뉴스 등 “평화가 최우선…평화의 전도사”
문 대통령의 소통과 외교를 가장 자세하게 갈파한 언론인은 한국을 오랫동안 취재한 올렉 키리야노프 특파원(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이다. 그는 ‘남북 정상이 한민족을 화해시키는 법’이란 기사(9월 24일 자)에서 ‘문 대통령의 매력 외교’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이라는 점에서 매우 독보적인 대통령이다. 한국 사람들은 문 대통령이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전용차를 멈추고, 자신을 소개하며 악수하는 장면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그는 저녁에 호프집이나 보통 식당에 들러 거기 있던 손님들과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셀피를 찍던 보통 아줌마의 어깨 뒤로 얼굴을 살짝 내미는 장난을 칠 수 있는 사람이다.…(중략)…이번에도 역시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요 문제해결자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한다. 이것이 쇼라 하더라도, 그것은 정말 아름다운 쇼가 될 것이고, 민족의 화해에 이바지할 것이다. 그 자체로 전쟁보다 비교할 수 없이 좋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문재인의 승리이고, 김정은의 승리이며, 한민족 전체의 승리이다.”
<최명수 해외문화홍보원 외신협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