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0.10.05
연 20만명 찾는 생활 속 문화공간을 향해
오사카 !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이자 재일교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관련이 매우 많은 곳이기도 하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의 담징이 그린 벽화가 있는 법륭사가 바로 인근에 있으며, 백제의 왕인박사가 천자문을 전해 준 곳이 이 곳이며,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많은 피해를 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본거지가 이 곳 오사카이다.
또한 일제 식민지 시대에는 많은 동포들이 강제노역으로 끌려와 정착을 한 곳이 오사카의 이쿠노쿠이다. 이쿠노구(區)는 16만명의 인구 중에 약 4만명이 한국국적의 교포이다. 오사카 전체로는 약 12만명의 교포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사카는 한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하고 시민들의 성격도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매우 급하고 거친 면이 있으며, 또한 아직도 교포사회는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뉘어져 이념갈등이 상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 1년 반 전인 2009년 2월에 문화원장으로 부임을 하였다. 오사카 한국문화원은 1999년에 영사관 내에 문화홍보원으로 개원을 하여, 2007년 11월 이 곳 민단 건물의 4층으로 이전을 하였다.
공관의 성격과 문화원의 성격이 상반되는 부분이 많아 효과적인 문화홍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일이었겠지만, 문화원을 총영사관 밖으로 옮겨 놓은 것인 전임자가 정말 잘한 일이었다. 부임 후 부임인사와 상황 파악을 하는데 약 1개월이 소요되었다. 나름대로 문화원이 처해 있는 상황을 분석, 문제점을 도출하여 문화원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기 까지는 약 3개월이 걸렸다.

오사카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각종 강좌
문화원의 업무를 내부 활동과 대외활동으로 구분하여 대책을 수립하였다. "연간 20만명이 찾아오는 문화원이 되자"라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제1단계로 연간 5만명이 찾아오는 일상생활 속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이 내부구조 변경이었다. 문화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강좌를 비롯하여 각종 문화강좌를 면밀히 분석, 일본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강좌로 만들기 위해 강사들의 수준을 높이고, 강좌를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 구조를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소한의 예산을 들여서 또한 부족한 시설은 민단의 협조를 얻어 (물론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런대로 구색을 갖춘 시설로 탈바꿈하였다.
다음은 강사들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었다. 각 강좌에 맞는 우수한 강사를 찾는 일 또한 그리 간단하지 만은 않은 일이었지만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여 적임자를 찾고 강좌를 맡아달라는 이해를 구해 승낙을 받았다. 지금은 한국어강좌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민요, 고전무용(2개반), 보자기, 가야금, 가곡, 요리교실(2개반), 대중가요(2개반), 장고, 태권도교실 등의 강좌를 실시하고 있으며, 850명이 수강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 및 예술과 접하고 있다.

오사카 한국 문화원이 개최한 공연의 한 장면
다음으로 착수한 것이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문화원 홈페이지 개선,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한 홍보 강화활동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을 통한 홍보가 필수적이기에 본부에 요청하여 홈페이지를 2번에 걸쳐 개선을 하였고, 모든 직원이 담당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계속 게재를 함으로써 접속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입비를 내고 문화원 회원으로 가입한 인원이 523명, e메일 등록 회원이 2,085명이 있으며, 이 중에서 문화원에서 각종 행사를 할 때 30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문화원 일을 돕고 있다.
대외적인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금년부터 적극 추진한 사업이 "찾아가는 한국문화" 사업이다. 월 1회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1시간 정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찾아가 우리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으며, 자원봉사자 단체와 제휴하여 봉사활동도 겸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관할 지역을 서일본 전역으로 확대하면서 한국어, 태권도 보급 활동도 강화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또한 후쿠이현 다카하마, 효고현의 고베, 후쿠오카현에서의 한국전통예술 공연 활동도 찾아가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놀란 것은 일본의 젊은 층이 한국의 대중가요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동경의 한국문화원과 같이 일본을 동일본, 서일본으로 나누어 지역 예선대회를 실시하고, 지역대회 입상자들이 동경에서 전국대회를 실시하고 있는데, 소녀시대, 다비치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일본의 젊은이들이 많이 부르고 있으며, 노래실력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알고 놀랐다. 아마 이런 현상은 일본뿐이 아니라 동남아를 비롯한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한국가요 부르기 대회가 열린다면 굉장한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 관계였다. 그러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국제정세는 이러한 관계보다는 두 나라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의 한일 관계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리드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한국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현직 일본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연수회
이러한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 "현직 일본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연수회"이다. 이 사업은 오사카부, 오사카시 교육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금년에 제3회 연수회를 실시하였다. 참가자들도 매년 늘어나 금년에는 85명만 선발, 5일간의 연수회를 하였는데 아쉬운 것은 공간이 협소하여 더 이상의 인원을 수용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연수회가 끝나고 가진 교류회에서 교사들은 한국에 대한 이해를 더 깊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내년에도 동료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대부분이 문화원 회원으로 등록을 하였다.
1년 반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에 한 일은 모두 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문화원의 모든 직원이 합심하여 열심히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문화원은 약 260평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많은 사업을 하다 보니 공간이 부족하여 토요일, 일요일에도 개방을 하고 있다. 적은 급여에 많은 시간 일을 하는 직원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덕분에 만나는 사람마다 "문화원이 많이 바뀌었다, 열심히 일한다"는 격려의 말을 해 주고 있으며, 문화원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인원이 점점 늘고 있어 지금은 문화원을 찾아오는 인원이 연인원으로 4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교통이 좋은 지역에서 보다 넓은 공간을 사용한다면 10만명은 손쉽게 달성하리라고 생각된다. 다행하게도 지난 7월에 국회의원 8명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러한 점들을 설명을 드리고 새로운 문화원 청사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였는데, 선뜻 그렇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해 주셨다.

금년 말에 내년도 예산에 건물 구입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이 편성된다면, 교통이 불편하고 외지에 있는 지금의 민단 건물이 아니라, 교통이 좋은 지역의 넓은 공간으로 이전하여 서일본 지역의 "코리아센터"를 만드리라 다짐해 본다.
문화원에 가면 한국의 문화, 관광을 비롯하여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한국문화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꿈에 그리던 "연 20만명이 찾아오는 생활 속의 한국문화원"을 만드는 일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절로 가슴이 설레인다.